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기자간담회 (MBC제공)
“이게 무슨 x같은 소리야, 버럭!”(박명수)
“기자님들, 이거 꼭 기사화해주세요.”(유재석)
시종일관 시끌벅적, 유쾌했다. 멤버들이 등장할 때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질문이 끊이지 않았고 멤버들 역시 재치 넘치면서도 의미있는 대답으로 간담회의 긴장과 재미를 더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송 8년만에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005년 첫 방송된 ‘무한도전’은 언론에 친절하지 않은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전무후무한 ‘스포일러’ 개념을 도입, 취재하는 입장의 기자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그런 ‘무한도전’이 기자들 앞에 섰다. ‘무한도전’은 17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열리는 ‘자유로 가요제’ 개최를 앞두고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MBC '무한도전' 멤버 유재석과 박명수 (MBC제공)
멤버들은 “첫 기자간담회라 떨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내 프로 방송인의 모습으로 돌아가 능숙하게 간담회에 응했다. 특별히 MC를 맡은 이는 없었지만 유재석이 마이크를 잡고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멤버들이 어색한 포즈를 취하면 “어색하다”고 독려하며 색다른 포즈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시간 여 동안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웬만한 토크쇼 뺨치게 웃음바다를 이뤘다. 프라이머리와 짝을 이룬 박명수는 아침인데도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시크하고 도도한 컨셉트로 말을 아꼈다. 이에 유재석은 “박명수 씨가 선글라스를 협찬 받았는데 노출해야 증정받을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나는 DJ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라고 말하자 이내 유재석이 “그런데 개코가 가이드한 노래가 더 좋다면서요”라고 받아쳤다. 발끈한 박명수가 “이게 무슨 X같은 소리야”라고 버럭하자 유재석은 “기자님들, 이거 꼭 기사화해주세요”라고 한층 약을 올렸다.
MBC '무한도전' 멤버 정준하와 하하 (MBC제공)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때 정재형을 일약 스타도 만든 정형돈은 지드래곤과 손잡은 것이 당연하다는 듯 ‘거드름’ 컨셉트로 임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정형돈은 “나는 가요제의 사나이”라며 “이 코너 기획자체가 나를 위한 기획이다. 스타메이커로서 자리를 잡은 만큼 GD와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나에게는 GD발이 있지만 곡이 유행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1위를 예상한다”라고 큰소리 쳤다.
‘아시아의 별’ 보아와 손을 잡아 만인의 부러움을 산 길은 “보아와 원래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였는데 작업하면서 보아가 사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나는 준비가 안됐다”라고 말해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어 길은 “나는 리쌍이지만 매 번 가요제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보아가 작사작곡을 모두 맡았다. 이번 가요제 성적은 전적으로 보아가 독박을 쓸 것이다. 보아가 진짜 훌륭한 뮤지션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이 “~빨로 시작해 독박으로 끝난다”라고 웃으며 지적했다. 정형돈은 “첫 기자간담회라 언어선택이 적절하지 못하다”라고 받아쳤다.
MBC '무한도전' 멤버 정형돈 (MBC제공)
웃음 뒤에는 감동이 있었다. 멤버들은 ‘무한도전’과 8년의 시간을 함께 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각자의 속내를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유재석은 “많은 분들이 박수쳐주고 응원했지만 때로 따끔하게 질책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라며 “그런 질책과 비판이 있기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모든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겸허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정형돈은 “이번 가요제 때 단체곡이 있는데 가사를 멤버들이 한소절씩 썼다. 8년간 ‘무한도전’을 하면서 인생의 자양곡이 됐다”라며 “더이상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을 때까지 ‘무한도전’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MBC '무한도전' 멤버 노홍철과 길 (MBC제공)
노홍철은 “‘무한도전’은 가장 아름다운 방법으로 가정교육을 받는 느낌이다”라고 털어놓았고 하하 역시 “나를 사람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정준하는 “내가 스스로 작아지고 위축됐는데 ‘무한도전’을 한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깨닫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길은 “‘무한도전’ 슈퍼7을 준비하던 중, 개리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말은 흑역사다. 제발 지워달라”라고 읍소하며 한층 발전된 예능감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