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 소속의 케빈 가넷과 폴 피어스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를 향해 날린 독설에 주목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너나 잘하세요", 이런 내용이다.
제임스의 인터뷰가 화근이 됐다. 제임스는 지난 18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2013-2014시즌 시범경기를 앞두고 "앨런이 보스턴을 떠날 때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는데 그때 앨런을 비난했던 그들도 보스턴을 떠났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들'이란 가넷과 피어스를 의미한다.
앨런은 2011-2012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보스턴을 떠나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했다. 당시 보스턴 구단은 물론이고 가넷과 피어스도 직접 나서 앨런을 잔류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무엇보다 라이벌 구단으로 이적했다는 점에 대해 옛 동료와 팬들이 느낀 배신감은 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가넷은 앨런이 마이애미로 이적하자 자신의 핸드폰에서 그의 번호를 지웠고 피어스 역시 "앨런을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제임스는 "앨런은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그가 쌓아온 경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 (보스턴을 떠난) 닥 리버스 감독이나 가넷, 피어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누군가 가족을 위한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그것에 대해서만큼은 비난해서는 안된다"며 앨런을 두둔했다.
공교롭게도 가넷과 피어스는 앨런이 떠난 지 1년이 지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올해 여름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를 통해 나란히 브루클린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제임스가 바라봤을 때는 서로 팀을 떠난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제는 그들이 앨런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가넷은 즉각 발끈했다. "제임스에게 가서 마이애미나 걱정하라고 전해달라. 셀틱스에서의 일은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어스도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다. "내가 보스턴을 떠났다고?"라고 반문했다.
피어스의 반문은 서로가 처한 상황이 달랐다는 뜻이다. 앨런은 FA 신분으로 자신이 직접 마이애미로의 이적을 선택했지만 가넷과 피어스는 자유 의지없이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겼다.
가넷과 피어스 그리고 제임스가 펼친 장외 감정 다툼과는 별개로 '괴짜 구단주'로 유명한 댈러스 매버릭스 마크 큐반의 '공공의 적' 발언도 주목을 받고 있다.
큐반은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마이애미가 두 차례 우승하긴 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악당 같다. 거만함에 가까운 그들의 자신감은 마이애미 팀 입장에서도 좋지만 리그 전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 모두가 마이애미를 무너뜨리기를 바라도록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길었던 무릎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도 마이애미에 대해 한 마디를 남겼다. 로즈는 "우리의 라이벌은 오직 마이애미 뿐이다"라고 말했다.
로즈의 인터뷰는 마이애미를 향한 독설은 아니다. 하지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마이애미가 이번 시즌 모두의 경계 대상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