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를 둘러싼 주민들과 경찰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가 경찰이 기획 체포와 과잉 대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21일 밀양시 단장면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최근 들어 경찰이 주민들의 기를 꺾어놓기 위해 의도되고 기획된 체포와 수사, 과잉 대응 등으로 주민을 자극하고 일부를 연행해 구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지금의 경찰은 주민들에게 불상사를 유발하고, 주민들을 자극해 범법자로 끌고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그 예로, 지난 19일 주민 송모(57·여)씨가 바드리마을 입구 도로에서 공무집행방해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당시 주민들이 농성을 하고 있었지만, 차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상태였는데, 경찰이 외부 차량을 연좌 농성하는 송씨 등 주민 쪽으로 지나가게 해 교통 방해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송씨가 여자 경찰관에 의해 도로 밖으로 끌려 나갈 때 완강하게 저항했으며, 이 때문에 여경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연행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주민 박모(57)씨가 트랙터를 몰고 가다가 의경을 다치게 해 구속된 것에도 "박씨는 송전탑에 반대하지 않았고, 당시 이웃의 농사일을 도우려고 트랙터를 운전하다가 난 사고였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경찰의 표적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이 지난 12일 주민 찬성 주민집회 무산과 관련해 김모(57)씨를 수사하면서 대책위 관련 여부와 통합진보당 관련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화를 압수해 갔다"며 "반대 주민 대표들을 표적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채증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무차별적인 채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대책위는 인권단체 연석회의,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과 함께 이러한 경찰의 인권 유린과 탈법 행위 사례를 모아 자료집을 발간하고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