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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의 유력 신문 신쾌보(新快報))가 23일 1면에 공안에 체포된 자사 기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글을 실었다.
언론이 선전 당국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중국에서 이 같은 방식의 공개 항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신쾌보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長沙)시 공안은 18일 이 회사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천융저우(陳永洲)를 체포했다.
공안은 천 기자를 기업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혐의로 체포했다.
천 기자는 최근 15편의 연속 기사를 통해 대형 건설 장비 회사 중롄중커(中聯重科)의 재무 비리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신쾌보는 천 기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자사 평론원 명의의 호소문에서 "우리는 줄곧 책임 있게 보도를 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만 여겨왔는데 우리는 너무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신쾌보 사건은 제2의 '남방주말(南方周末)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진보 성향 주간지 남방주말은 지난 1월 입헌정치 실현과 정치체제 개혁을 촉구하는 신년 사설을 실으려다가 선전 당국에 의해 제지되자 중국 언론사에서 유례가 드문 전면 파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남방주말 사태로 선전 당국과 일부 언론사 간에는 팽팽한 대립각이 형성됐다.
베이징의 유력지 신경보(新京報) 등이 남방주말 기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칼럼을 실으라는 선전 당국의 지시를 거부하면서 '신경보 사태'와 같은 당국과 언론 사이의 갈등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왔다.
중국 언론계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들어서면서 언로가 확대되고 언론의 자율성이 강화되는 것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최근의 중국 당·정은 오히려 기성 언론은 물론 인터넷 여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