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환이형 걱정 마세요!' 두산과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삼성 필승 카드 안지만(왼쪽)과 최강 마무리 오승환.(자료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과 두산이 올 시즌 우승컵을 놓고 한국시리즈(KS)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1위와 4위의 맞대결로 일단은 삼성의 우세가 적잖게 예상된다.
삼성 우위의 가장 큰 이유는 탄탄한 불펜이다. 특히 최강 마무리 오승환의 존재감이 크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PO)와 PO에서 마무리 난조에 시달렸던 터라 더욱 대비가 되고 있다.
두산도 오승환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3일 KS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주장 홍성흔은 "오승환도 같은 인간이고 신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실투가 있을 것"이라면서 "그걸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환, 강해도 써야 보배하지만 아무리 보검(寶劍)이라도 쓰일 기회가 와야 한다. 칼집에만 들어가 있다면 소용이 없다. 오승환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9회 이전의 리드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올해 오승환은 4승1패 28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74를 기록했다. 세이브 부문 4위에 머물렀다. 1위 손승락(넥센)이 46개, 2위 봉중근(LG)이 38개를 기록했다. 특별히 구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다. 올해 오승환은 블론세이브가 2개로 봉중근(3개), 손승락(5개)보다 적었다.
등판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해 오승환의 출전은 48경기. 부상으로 고생했던 2009년(35경기), 2010년(16경기)를 빼고 가장 적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인 47세이브를 올렸던 2006년과 2011년은 각각 63경기, 54경기에 나섰다. 이닝도 올해 51⅔이닝으로 부상 시즌을 빼면 가장 적었다.
3점 차 이내 세이브 상황이 예년보다 줄었다. 올해 삼성의 75승 중 오승환이 보장한 승리는 32경기, 절반에 훨씬 못 미쳤다. 2011년에는 79승 중 오승환은 60%에 해당하는 48경기를 책임졌다. 지난해도 80승의 절반 가까운 39경기 승리를 지켰다.
▲필승카드 안지만, 징검다리 역할 해줘야때문에 오승환까지 가는 징검다리가 중요하다. 필승 불펜 안지만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9회까지 1이닝 이상을 책임질 사실상의 또 다른 마무리다.
안지만은 올해 6승2패 22홀드 ERA 3.11을 기록했다. 1승2패 28세이브 ERA 1.7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지난해보다는 주춤했다. 지난 시즌 뒤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의 여파다.
때문에 삼성도 올해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삼성이 선두 자리를 위협받은 것도 안지만이 거푸 패배를 당한 지난 8월부터였다. 하지만 이후 안지만이 안정을 찾으면서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다.
더욱이 삼성은 권혁이 예년만 못하면서 안지만의 존재감이 더 절실하다. 2년 차 심창민은 역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안지만이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것이다.
홍성흔은 삼성에 대해 "선발 투수를 빨리 내려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선발 투수 공략이 관건"이라고 맥을 짚었다. 삼성 불펜이 강한 만큼 초반에 리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삼성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오승환을 제대로 쓸 수 있을지, 안지만이 사전 정지작업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