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
실투 하나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보여준 오승환(삼성)의 투구는 최고였다. 적으로 만난 두산도 오승환의 투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승환은 2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회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연장 12회까지 두산 타선을 묶었다. 하지만 투구수가 50개를 넘어섰고, 결국 13회초 1사 후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았다. 2008년 7월6일 KIA전 이후 가장 많은 투구였다.
오승환이 잡은 12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가 삼진이었다. 특히 9회 1사부터 11회 2사까지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도 140km를 넘길 정도로 공의 위력이 넘쳤다.
두산 주장 홍성흔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3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오승환 공이 정말 좋았다. 우리 타자들도 삼진 당한다는 생각으로 '실투 하나는 나오겠지'하면서 타석에 섰다"고 당시 오승환 공의 위력을 설명했다.
특히 홍성흔은 10회초 오승환 공략을 위해 방망이까지 바꿨지만 결과는 삼진이었다. 홍성흔은 좀 더 가벼운 이종욱의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섰다. 홍성흔은 "시원하게 치려고 이종욱 방망이를 들고 나갔는데 시원하게 삼진을 당했다"고 멋쩍게 웃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오승환의 공을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김진욱 감독은 "오승환은 원래 좋은 투수인데 집중력까지 가지고 던졌다. 공략법을 다 들고 나가도 실제로 치기 어려웠다"면서 "결국 이겼으니 됐다"고 말했다.
2차전에서 53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은 3차전에서도 출격 대기 명령을 받았다. 삼성이 2패로 몰린 상황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닝보다 공 갯수를 고려했다. 12회까지 43개를 던지고 고민을 많이 했다. 3차전에 앞서 하루 쉬니까 끌고 갔다. 1차전을 이겼으면 또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3차전에서도 오승환을 등판시킬 예정이다. 일단 캐치볼을 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