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11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이후 2년이 흘렀다. 당시 지진의 공포는 원전폭발로 인한 방사능 공포로 확산됐다. 그렇다면 일본 땅을 주로 오가는 한류스타들은 방사능 공포로부터 안전한 것일까. 이들의 소속사들은 원전사태와 관련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CBS노컷뉴스는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한류스타들이 소속된 국내 20개 매니지먼트사에게 일본 원전사태 이후 연예기획사들이 느끼는 불안감 및 행보 변화 등에 조사했다. 모든 설문과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됐다. <편집자주>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방사능에 노출된 한류...“불안하지만 대책은 없다”
②한류스타들 "방사능 불구, 팬이 있으니 갑니다"
③"불안한 건 사실...피폭 검사 해보고 싶다"④한류스타 안전 위한 정부 대책 아쉬워
방사능 피폭사례가 나오는 등 일본의 방사능 오염정도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국내 아이돌그룹은 여전히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전 불감증일까, 안전하다고 여기는 걸까, 어쩔 수 없는 걸까. 한 그룹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멤버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불안하긴 하다’로 요약됐다.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위험지역에는 가지 말라는 문자가 오고 돌아올 땐 보건소 가서 검사를 해보라는 문자가 온다. 또 여기저기서 위험하다는 이야기들이 들려오니 “무섭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이들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과 관련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다. 특히 한 멤버는 일본의 방사능과 관련된 모든 기사를 찾아본다고 했다. 전문적인 얘기까지 늘어놓은 그는 “만약 일본에서 활동을 안 했으면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멤버는 처음엔 가지고 간 라면만 먹고 다른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도 하루 이틀이지 오래 가진 못했다. “현지 음식을 먹을 때 생각이 나고 고민도 하지만 그들이 주는 음식을 거절할 수도 없고 결국 먹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멤버는 “크게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한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에서 주변 얘기들을 들으면 불안해지는데 막상 가서 활동하고 일본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래서 뭐 어떻게 하냐’라는 반응들이 많다. 그들과 있다 보면 담담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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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멤버는 방사능 위험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을 국내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일었던 광우병 파동 때에 비유했다.
이 멤버는 “그들도 방사능 위험에 대해 알고 있고 뉴스에서 보도되는 것보다 실제 수치가 더 높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후쿠시마산은 조심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아무렇지 않게 먹는다. ‘뭐 어떻게 할 건데’ 그런 심정인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역시 후쿠시마산 재료가 들어간 것은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도쿄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거라 믿고 있었다.
멤버들은 “방사능 수치 검사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한 멤버는 “하고 싶지 않다. 만약 수치가 높게 나오면 사는 동안 끔찍할 것 같다. 모르고 사는 게 나을 것 같다. 정상범위에서 벗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본 활동을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