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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번트 사인에도' 삼성 구한 정병곤의 페이크 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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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치 번트 사인에도' 삼성 구한 정병곤의 페이크 번트

    정병곤의 재치가 삼성을 구했다. (자료사진=삼성 라이온스)

     

    벤치에서는 희생 번트 사인을 냈다. 하지만 타자 스스로 번트 자세를 접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흔히 말하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 결과는 안타였다. 무엇보다 삼성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소중한 안타였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아니었다. 고작 65경기(정규리그)만 뛴 프로 3년차 기막힌 선택이었다.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29일 잠실구장. 5-5로 팽팽히 맞선 8회초 선두 타자 진갑용이 안타를 때리고 출루했다. 타석에는 정병곤이 섰고, 류중일 감독은 진갑용 대신 대주자 강명구를 냈다. 앞선 13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정병곤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한 뒤 적시타를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타석에 선 정병곤도 벤치의 지시대로 번트 자세를 취했다. 정재훈은 초구로 139km 직구를 던졌다. 두산 1루수 오재일과 3루수 허경민도 홈 플레이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정병곤은 이내 방망이를 거둬들이더니 정상적인 타격 자세로 정재훈의 초구를 강타했다. 정병곤의 타구는 중전 안타로 연결됐고, 삼성은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정형식의 희생 번트로 주자를 2, 3루로 보냈고, 박한이가 주자 두 명을 모두 쓸어담았다.

    류중일 감독이 꼽은 승부처였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사실 번트 사인이 나왔다. 보고 있는데 1루수와 3루수가 굉장히 압박 수비를 했다. 정병곤이 슬래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면서 "초구였다. 번트 사인을 냈는데 공이 들어오니까 바로 빼서 쳤다"고 정병곤을 칭찬했다.

    삼성은 유격수 김상수가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전이 좌절되면서 고민이 많았다. 대신 들어온 정병곤이 수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타격에서는 부진했다. 하지만 정병곤이 14타석 만에 만들어낸 안타 하나가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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