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프랑스 등 동맹국 정상에 대한 도청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미 정보당국이 "동맹국들도 미국 정상에 대해 도청행위를 해왔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나섰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방정보국(DNI)국장은 30일(한국시각) 미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주장하며 동맹국 정상에 대한 미국의 도청행위를 우회적으로 두둔했다.
클래퍼 국장은 "외국 정상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매번 제기되는 문제"라며 "내가 정보기관에 입문한 뒤 해외 지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정보기관의 기본적 임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의 의도가 미국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어떤 급의 지도자인지간에 그들의 의도는 중요하다"며 "여기에는 군사 지도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맹국들도 미국의 지도자나 정보기관장에 대해 도청을 실시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확실히 그렇다(absolutely)"고 주장했다.
그와 함께 출석한 키스 알렉산더 국가정보국(NSA)국장 역시 '유럽연합도 미국에 대해 도청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한편 백악관이 동맹국 정상에 대한 NSA의 도청행위를 알고 있었는지와 관련해 클래퍼 국장은 "백악관이 세부사항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어떤 요원이 누구를 포섭하고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에 대해서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진 이하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밝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구체적인 도청대상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