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F-X사업은 전투기의 성능, 도입 가격, 군수지원, 절충교역(Offset) 등 모든 면을 종합해 결정한다. 과연 '몇세대' 전투기가 A+학점을 받고, 차기전투기로 선정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차기전투기(제3차 F-X) 도입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어떤 전투기는 '5세대' 전투기이고, 어떤 기종은 '4.5세대' 전투기라는 둥 세대(generation)라는 용어가 등장해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구세대' '신세대'와 같은 구분은 사회적 용어로 쓰이곤 하지만 전투기도 '세대' 구분을 한다니 한번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한국 정부의 제3차 F-X사업은 스텔스 등 첨단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60대를 2016년까지 도입하는 사업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평화적 목적으로 개발된 항공기는 정찰용 또는 폭탄을 투하하는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차기전투기에 필요한 세대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유럽과 미국은 프로펠러 전투기를 개발하고, 제트엔진까지 만들었다. 한국전쟁에선 기관총과 폭탄으로 무장한 미국의 F-86, 구소련의 Mig-15가 공중전을 펼쳤다. 이때의 제트 전투기를 통상 1세대 전투기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종료 후 프랑스ㆍ미국ㆍ구소련은 초음속 제트 전투기 개발에 열을 올렸다. 이후 레이더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미라지 계열 전투기와 F-100ㆍF-104ㆍMig-19 등이 등장한다. 이들을 2세대 전투기라고 한다.
1960년대 들어 2세대 전투기보다 더 빠를 뿐만 아니라 중거리 공대지 미사일까지 장착한 전투기가 개발된다. 베트남전의 발발로 장거리 비행을 위한 공중 급유 기능까지 갖춘 F-4가 등장했다. 미라지 F-1, Mig-21ㆍ23ㆍ25, Su-15ㆍ16, F-5 같은 당대 최고 성능의 전투기가 대거 등장한다.
이들을 3세대 전투기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조종사가 '공압조종장치(Pneu matic Control System)'를 이용해 조종했기 때문에 많은 체력이 소모됐다. 조종사 손ㆍ발의 힘과 순발력 같은 육체적 능력에 따라 전투기의 기동성이 좌우되기도 했다.
3세대 전투기 출현 이후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디지털 컴퓨터로 항공기를 제어하는 방식의 전투기가 등장한다. 탐지 거리가 대폭 향상된 레이더와 연동해 미사일과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무기체계도 전투기와 한몸이 됐다. F-14ㆍ15ㆍ16ㆍ18, Mig-29, Su-27, 미라지 2000과 같은 4세대 전투기 중 F-16은 전 세계에 5000대 이상 팔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우리 공군이 최초로 전투기다운 전투기인 F-16을 도입하게 된 것이 'KF P(Korea Fighter Program)'사업이다.
4세대 전투기보다 더 멀리 보고, 여러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능동형전자주사(AESA) 레이더가 장착된 전투기를 4.5세대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제1ㆍ2차 F-X사업으로 도입된 F-15K, 제3차 F-X사업의 후보 기종 중 하나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후 F-117 전폭기나 B-2 폭격기와 같은 보이지 않는 스텔스(Stealth) 기능과 예술적 경지의 항공전자(State of the Art Avionics) 시스템이 결합된 5세대 항공기가 개발됐다. 이어 F-22가 탄생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의 F-35, 러시아의 PAK T-50, 중국의 J-20 등이 5세대 전투기 대열에 곧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설계부터 '스텔스' 고려해야
5세대 전투기가 되려면 전투기 설계부터 '스텔스' 기능을 낼 수 있는 형상을 갖춰야한다.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인 KFX나 F-22, F-35 등도 스텔스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이 진행하고 있는 제3차 F-X사업은 전투기의 성능, 도입 가격, 군수지원, 절충교역(Offset) 등 모든 면을 종합해 결정된다. 과연 '몇 세대' 전투기가 A+학점을 받고, 차기전투기로 선정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조진수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