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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도청 노이로제' 호소하는 국회의원들

    자료사진

     

    정치권이 도청에 유독 민감해졌다.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몇몇 국회의원들은 ‘도청 노이로제’까지 호소하고 있다.

    S의원은 지난주 ‘스마트폰 도청탐지기’를 샀다. 통화품질이 불량해 여러 차례 휴대전화를 최신형으로 바꿨는데도 나아지지 않자 도청을 의심해서였다. 구입한 19만원 짜리 도청탐지기로 직접 확인해보니 보좌관의 휴대전화와 달리 S의원의 휴대전화에서는 실제 도청 의심 반응이 나왔다. S의원의 보좌관은 "의원이 지금은 직접 도청탐지기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민감한 통화를 하기 전 체크를 한다"고 설명했다.

    P의원은 휴대전화 통화 중 ‘찌직’거리는 소리가 반복되면 도청을 의심해 상대의 양해를 구해 다른 전화로 바꿔 통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의원이 가끔 통화하다가 ‘너 누구야? 누가 듣고 있는 거야’라고 수화기에 대고 호통을 친다"는 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도청에 민감해 거의 노이로제 수준”이라고 말했다.

    J의원은 이른바, '피처폰'을 쓴다. 스마트폰의 경우 악성코드를 몰래 심어 해킹하는 수법으로 도청, 감청, 스니핑(Sniffing: 네트워크 데이터를 훔쳐보는 행위)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의원은 보좌진과 민감한 내용은 통화나 문자메시지 대신 ‘미국판 카카오톡’인 바이버(Viber)를 통한 채팅을 선호한다. 이메일도 국내업체가 아닌 구글이 제공하는 지메일(Gmail)을 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 9월 도청 가능성을 우려해 위원장실 안에 있는 화분을 모두 복도에 내놓은 건 익히 알려진 사례다. 박 의원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전문가 한 분이 제게 화분을 이용한 도청 가능성을 제기하였기에"라고 설명했다. "참 슬펐다. 요즘 야당 의원들이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소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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