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창원에서 열린 프로농구 SK전에서 LG 김종규가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사진=KBL)
올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창원 LG에 입단한 국가대표 센터 김종규(22, 207cm)는 서울 SK와의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 맞춰 출격 명령을 받았다. SK전에 앞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이는 '진짜 승부'를 대비한 몸 상태 점검을 위해서였다.
김종규의 진정한 데뷔전이 3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졌다. LG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김종규의 등장 자체는 구단이 팬들을 위해 마련하는 웬만한 이벤트보다 나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5,746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다양한 행사로 팬들을 불러모은 홈 개막전 관중 기록(5,865명)과 큰 차이가 없다. LG 팬들이 김종규에 갖는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는 숫자다.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김진 LG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경기를 앞두고 "SK와의 개막전 때 공격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허용한 것이 패인이었다"고 밝혔다. 그때와 지금 LG의 차이점은 한 가지다. 김종규가 있고 없고의 차이, 실로 어마어마했다.
SK는 개막전에서 무려 15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았다. 공격리바운드 허용은 두 가지 문제점을 야기시킨다. 첫째, 수비가 성공했다고 생각한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둘째, 골밑에서 바로 공간을 내주기 때문에 쉬운 득점 기회를 줄 때가 많다.
김종규가 가세한 LG가 SK에 맞서는 풍경은 지난 개막전 때와는 사뭇 달랐다.
LG가 65-64로 근소하게 앞선 4쿼터 종료 4분45초 전, 문태종이 던진 3점슛이 림을 외면했다. 이때 코트니 심스와 박승리 사이를 뚫고 김종규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김종규는 골밑슛 성공에 이어 상대 반칙으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LG 신인 김종규가 3일 오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최부경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다시 75-73으로 쫓긴 4쿼터 종료 1분33초 전에는 김종규가 만든 하일라이트 장면에 창원 홈팬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김시래가 골밑으로 돌파할 때 베이스라인에서 골밑으로 파고든 김종규는 김시래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투핸드 덩크를 터뜨렸다.
결정적인 덩크였다. 김종규의 합류로 골밑이 한층 강화된 LG는 SK를 81-77로 제압하고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다.
SK는 3점차로 뒤진 심스가 마지막 기회에서 동점 3점슛을 노렸으나 공은 림을 외면했다. 김종규가 리바운드를 따내는 순간 승부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