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KT사옥. (사진=송은석 기자/자료사진)
검찰 수사 등으로 궁지에 몰린 이석채 KT회장이 전격 사임을 발표하면서 후임 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관료 출신과 기업인 출신 인물이 두루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 후임 CEO로 관료 출신으로는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과 방석호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의 이름이 나온다.
새누리당 최경환 대표의 고시 동기이자 대구고 동문인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기업인으로는 삼성전자 출신인 '황의 법칙'을 만든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애니콜 신화' 이기태 전 삼성전자 사장,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다.
KT 출신으로는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도 삼성출신 후보군에 포함돼 거론된다.
홍 센터장은 2002년부터 5년간 KT 휴대인터넷사업 본부장을 지내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KT 임원 출신이 삼성으로 간 것은 처음이다.
KT 출신으로는 이상훈 전 사장, 최두환 전 사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으며,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경총 회장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후임 회장 선임 절차는 KT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퇴임 일자를 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퇴임일 기준 2주일 이내에 사외 이사 전원(7명)과 사내 이사 1명 등 8명으로 구성된 'CEO 추천위원회'를 만든다.
위원회에는 김응한 미시간대 석좌교수, 이춘호 EBS 이사장, 송도균 태평양 고문(전 방송통신위 상임위원),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 등 7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하고, 김일영 그룹CC장(사장)과 표현명 T&C부문장(사장) 등 사내 이사 가운데 1명이 참여한다.
위원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1명이 맡고 회장 후보는 위원장을 제외한 7명의 재적위원 과반으로 결정한다.
현재 후임 선임 절차는 빠르게 진행돼 연내 임시 주총을 거쳐 새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이미 2~3달 전에 후보군 3배수에 대한 검증 작업이 청와대 민정 라인에서 마쳤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KT 내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치권 등의 '낙하산' 인사로 휘둘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RELNEWS:right}
특히 삼성 출신이 오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다.
휴대전화, 반도체와 IPTV 등 내부 기기 등을 삼성 제품으로 구매하기 위한 삼성의 전략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KT 관계자는 "정치권과 삼성 출신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라며 "경쟁사 출신까지 거론되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