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 통합진보당사에서 투쟁본부긴급회의를 마친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의원이 승강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법리 논쟁이 벌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교안 법무장관 5일 진보당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하게 된 이유로 첫째, 진보당의 강령 등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 둘째, 진보당 핵심 세력인 RO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을 따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로부터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가 접수되면 헌재는 진보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구두변론 등을 통해 심리하게 되는데 청구인, 피청구인의 치열한 법정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정당 해산 심판 청구의 결정적 계기가 됐던 이석기 의원 형사재판의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큰 변수다.
정부는 이석기 의원의 가담했다는 이른바 RO 조직이 내란음모를 조직적으로 획책했다는 전제하에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법적으로 헌법재판소는 소송이 시작된지 180일 내에 정당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이 의원에 대한 공판은 아직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법이 정한 기한 내에 유무죄 확정판결이 나오기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법논리상 헌재는 이석기 사건에 대한 판단을 제외한 채 위헌 정당 심판을 판단해야 하는 모순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180일 내에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조항이 강제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재판부가 형사재판 확정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을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한 내에 이 의원 등 통합진보당원의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이 난다해도 이들을 진보당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느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