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가의 한 노부부가 20여 년간 어렵게 보호하던 유기견 35마리가 구청과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새 주인을 찾을 길이 열렸다.
중구 신당동에 거주하는 오모(70) 할머니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20년 전부터 길에 버려진 개들을 한 마리씩 데려와 키웠다.
처음에는 몇 마리였지만 점점 늘어 어느새 35마리가 됐다.
그러나 개 짖는 소리 탓에 주민들과 늘 마찰을 빚어야 했고 악취 때문에 노부부가 사는 빌라의 세입자들이 대부분 떠나 여태 텅 비었을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5월 할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나서 할머니 혼자 많은 개를 보호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그로 인해 소음과 악취는 더 심해졌다.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서울 중구청이 팔을 걷고 나섰다.
개들에게 사료를 사 먹일 형편도 못 되고 자식처럼 정든 개들을 떠나보내기도 어려워하는 할머니를 여러 차례 만나 개들을 분양하도록 설득했다.
할머니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줄기찬 설득에 마침내 허락했다.
중구는 중구 수의사협회,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의 도움을 받아 유기견에 새 주인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수의사협회는 건강검진과 중성화 수술을,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는 분양될 때까지 머물 장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은 새 주인 찾기 홍보를 맡는다.
유기견들은 6일부터 검진 후 경기도 양주의 동물구조관리협회에 머물며 입양 희망자에게 분양된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중구청 시장경제과(☎02-3396-5075)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031-868-2851)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