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들어와 보라고 했어요. 위층에 강아지가 있다고요. 한 마리 데려가서 제 아들에게 줘도 좋다고 했어요."
지난 2002년 미국 오하이오주(州) 클리블랜드. 당시 21세이던 미셸 나이트는 그것이 11년에 걸친 '지옥 같은' 감금 생활의 시작이 될 줄 알지 못했다.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클리블랜드 감금사건의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나이트가 5일(현지시간) 방송을 통해 끔찍한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이날 미국 심리상담 토크쇼 '닥터 필'(Dr. Phil)에 출연, 범인 아리엘 카스트로(52)에게 당한 학대를 생생히 고발했다고 CNN과 ABC 방송 등이 전했다.
납치 당시 두 살짜리 아들의 엄마였던 나이트는 아들의 후견권 문제 때문에 약속 장소로 가던 중이었다. 가게에 길을 묻는 그를 본 카스트로가 차를 태워 주겠다며 접근했다.
카스트로는 '강아지가 있다'며 나이트를 꾀어 집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손 쓸 틈도 없이 나이트를 방에 가두고 전기 코드로 몸을 동여맸다.
나이트는 "나는 생선처럼, 마치 벽 위의 장식품처럼 묶였다"며 "아들에게 돌려보내 달라고 구걸하며 우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고 진행자 필 맥그로 박사 앞에서 울먹였다.
그때부터 나이트의 고난이 이어졌다. 지하실로 끌려간 그는 사슬로 기둥에 묶인 채 몇 주를 보내야 했다. 구타와 성폭행이 반복됐다. 입김이 보일 정도로 냉골 같은 집에서 변변한 옷도 없이 담요 한 장으로 겨울을 났다.
크리스마스가 되자 카스트로는 '아들이 다른 사람과 명절을 보내고 있겠다'며 나이트를 조롱하기까지 했다.
처음 임신을 했을 때는 유산을 시키려고 둔기로 배를 때리기도 했다고 나이트는 전했다. 나이트는 카스트로의 집에 감금된 동안 최소 다섯 차례나 강제로 임신했다고 알려졌다.
감금된 지 8달이 지났을 때 카스트로는 16세이던 어맨다 베리를 납치해왔다.
나이트는 "내가 경험한 지옥을 누군가가 또 겪게 하지 말라고 애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나이트는 아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떠올리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이트는 "아들이 나를 희생자가 아닌 승리자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