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라이머리 페이스북 캡처)
- 세 곡을 짜깁기해서 표절한 것, 교묘하고 노골적으로 보여
- 리듬, 멜로디, 악기연주, 도입부분 등 거의 똑같아서 초등학생이 봐도 표절
- 프라이머리, 빨리 입장을 정리해서 사과하는 게 좋을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1월 8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삽입곡: I Got C – Liquid Lunch)
◇ 정관용> 여러분,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지금 한참 표절논란이 일고 있는 두 노래입니다. 첫번째 들으신 것은 여러분 좋아하시는 프로그램이죠.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에서 여러 노래가 나왔는데 음원차트 1위를 달렸던 곡입니다. 박명수 씨가 부른 아이갓씨(I Got C)라는 곡이고요. 두 번째 들으신 곡은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가 부른 리퀴드 런치(Liquid Lunch) 이 노래인데 좀 비슷하게 들리기도 하네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좀 듣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동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 교수님은 지금 우리가 들은 것처럼 조금만 들은 게 아니라 다 들어보셨겠죠?
◆ 이동연> (웃음)다 들어봤습니다.
◇ 정관용> 표절이라고 생각하세요?
◆ 이동연> 뭐 듣는 사람이나 전문가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보는 견지로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표절이라고 보여지고요. 또 이 곡이 예를 들면 카로 에메랄드의 어떤 곡 하나만을 베낀 게 아니라 적어도 이 아이갓씨 하는 이 노래만 놓고 봐도 카로 에메랄드의 세 곡을 짜깁기해서 표절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아주 교묘하고 노골적이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이게 작곡한 사람이 프라이머리라고 그래요.
◆ 이동연> 네.
◇ 정관용> 그리고 소속사 쪽 해명을 보면 그냥 그 노래, 네덜란드 가수 노래를 참고만 했지 표절이 아니다. 장르적 유사성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이런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이동연> 보통 힙합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기존에 있는 음원을 참고합니다. 그걸 레퍼런스라고 하죠. 샘플을 보통 참고하는데 보통 샘플을 참고할 때는 리듬이나 비트의 베이스라인 같은 경우를 보통 참고하지 이렇게 멜로디를 통으로 참고하는 경우는 없어요. 이렇게 멜로디를 참고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밝혀야 됩니다. 출처가 어떻게 된다고. 가령 아이돌 그룹들이 간혹 가다가 서양의 유명한 클래식 같은 경우를 참고하는 경우가 있어요, 멜로디를요. 그럴 경우에는 반드시 밝혀주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주요 멜로디를 그대로 쓰고서는 밝히지 않은 채 이거는 단순하게 단지 그냥 참고했을 뿐이다라고 하는 건 제가 봐도 좀 납득이 안 갑니다.
◇ 정관용> 표절의 기준을 살짝 비껴나는 그런 편법 같은 것도 사용하지 않았나요, 이번에는?
◆ 이동연> 보통 같은 코드에 두 마디 이상이 같으면 표절로 보여지는데요. 이걸 판단하는 건 물론 법원에서 판단할 수 있겠지만, 최종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이번 같은 경우는 두 마디가 아니라 네 마디 이상이 다 비슷해 보이고요. 또 악기를 썼던 그 배치도 똑같습니다. 그리고 코드도 거의 비슷하고요. 그런 점에서 이게 약간 좀 예를 들면 랩이라든지 또 박명수 씨에게 맞는 가사를 썼다거나. 그런 정도의 장식적인 것은 물론 다르지만 기본적인 리듬 그다음에 멜로디 그다음에 악기연주 또 곡의 처음 도입부분. 이런 부분은 거의 똑같기 때문에 이건 국민학생이 봐도 사실 이건 표절로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 프라이머리라고 하는 작곡가가 만든 곡 하나가 또 표절논란이 있어요. 그것도 마저 듣고 얘기를 더 나눠보죠.
◆ 이동연> 네.
(삽입곡: Mr.Lee – One day)
◇ 정관용> 방금 들으신 곡은 박지윤의 신곡 미스터리(Mr.Lee)라고 하는 곡과 역시 카로 에메랄드의 원데이(One day)라는 곡. 이걸 교차해서 몇 번 들어봤는데 이동연 교수님.
◆ 이동연> 네. 보통 누가 누구의 노래인지 잘 헷갈릴 정도라고 한다면 사실은 이게 거의 똑같다고 보여질 수 있는데 미스터리 같은 경우도 코드진행 과정이나 리듬체계가 거의 똑같고요. 악기를 쓰는 샘플의 내용도 거의 비슷하고요. 이건 제가 보기에는 아이갓씨보다 훨씬 더 심각한, 거의 번안곡 수준의 표절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자, 100번을 양보해서 무한도전 프로그램의 자유로 가요제. 매년 이런 가요제를 합니다만 이건 개그맨들이 노래를 부르는 형식이라서.
◆ 이동연> 네.
◇ 정관용> 100번 양보해서 이건 조금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지금 뒤에 들은 건 그런 것도 아니라 정식 가수의 신곡이잖아요?
◆ 이동연> 이제 프로듀서가 노래를 작곡할 때 보통 대표곡 같은 경우 의뢰를 받아요. 그러면 기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간의 압박에 시달려서 노래를 만들다가 정 안될 경우에 이런 식으로 외국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과거에도요. 이번도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고 또 프라이머리가 또 작년에 또 냈던 신보 중에 아임백(I'm Back)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이 노래도 꽤 유명했었던 노래인데 작년에. 이것도 누노 베텐코트(Nuno Bettencourt)의 97년 노래 크레이브(Crave)를 가사까지 거의 비슷하게 베꼈기 때문에 저는 이건 일시적인 현상 아니면 우연한 일치 이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하긴 제가 아까 100번을 양보해서 이런 말을 쓰긴 썼습니다마는 자유로 가요제에 나온 곡들은 음원차트 순위를 달리면서 또 경제적인 부분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잖아요, 사실.
◆ 이동연> 그러니까 이게 참 웃긴 게 표절시비가 논란이 일어도 여전히 지금 음원차트 1위가 이 아이갓씨예요. 그리고 이렇게 될 경우에는 어쨌든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더라도 경제적으로 보상받는 것이 너무 크고. 더군다나 무한도전의 이 가요제는 나올 때마다 거의 한 1, 2주간 전곡이 다 음원차트를 석권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게 단순하게 그냥 이런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쓰이는 노래가 아니다. 상업적으로 굉장한. 물론 이 곡의 상당부분이 아마 수익금으로 기증되는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서 얻는 명성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군요.
◆ 이동연> 그런 점에서 너무 제가 보기에는 신중하지 않지 않았나. 그냥 이렇게 아무렇게 만들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해 봅니다.
◇ 정관용> 이 교수님 지적에 의하면 이 프라이머리라는 작곡자는 거의 상습적인데. 작곡자도 이렇게 들키리라고 하는 걸 예상 못했을까요?
◆ 이동연> 그게 사실은 우리나라 네티즌이 워낙 전세계적으로 (웃음) 유명한 네티즌들인데. 웬만한 노래는 거의 다 잡아냅니다. 그리고 이게 예를 들면 자기가 굉장히 많은 노래를 작곡할 때 참고를 하거든요, 들어보거든요. 들어보면 자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멜로디를 보통 녹음을 하거나 샘플로 일단 입혀요. 그러고 나서 자기가 이걸 좀, 예를 들자면 여기에서 영감을 얻겠다라고 하지만 사실은 다른 멜로디를 만들어야 되는데 시간에 쫓기고 이러다 보면 그 멜로디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게 어떤 작곡자의 무의식 속에 이런 표절에 대한 불감증이 있다 보니까 이런 일이 계속 발생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지금 이 네덜란드 원작자 쪽에서도 반응이 왔다면서요. 또 네덜란드 언론에도 보도가 됐고.
◆ 이동연> 처음에는 이게 또 아메바 엔터테인먼트에서 이거는 단지 유사성에 불과하다. 표절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메일의 다른 부분을 보면 명백하게 표절했다는 얘기를 건넸어요. 그리고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영어 문장을요. 한국어로 번역해서요. ‘문제된 구절들의 코러스와 멜러디는 우리 곡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동일하다. 몇몇 부분들은 너무나 동일해서 표절로도 볼 수 있다.’라고 이렇게 메일을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싹 빼 버리고 마치 대략적으로 영감을 받아서 참고한 듯하다라는 식의 얘기를 한 것도 제가 보기에는 사실 왜곡입니다.
◇ 정관용> 방금 읽어주신 게 네덜란드 원작자 쪽에서 온 이메일입니까?
◆ 이동연> 보내온 이메일입니다.
◇ 정관용> 그 이메일을 어떻게 입수하셨어요?
◆ 이동연> 입수한 경로에 대해서는 제가 밝힐 수 없죠. (웃음) 언론에 이미 다 영어로 된 메일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게 네덜란드 언론에도 보도가 됐다면서요?
◆ 이동연> 그런데 지금 네덜란드 주요 언론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케이팝의 글로벌 열풍에 반했다고 보여지고. 이건 제 생각에는 프라이머리나 아니면 소속사가 빨리 입장을 정리해서 사과를 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결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이런 건 사과만 하면 끝납니까? 무슨 처벌 이런 거는 없습니까?
◆ 이동연> 사실 외국에서는 한 곡을 승인 없이 표절할 경우에는 엄청난 양의 벌금을 뭅니다. 거의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의 벌금을 무는데요. 한국에서는 사실 굉장히 솜방망이에요. 그래서 사실은 이거 표절해도 나중에 사후 책임이나 처벌 같은 게 너무나 작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앞으로 이게 만약에 국제재판으로 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저도.
◇ 정관용> 그러니까 네덜란드에서 아직 소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 이동연>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죠.
◇ 정관용> 그렇게 되면 그게 또 심각한 국제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 이동연> 네.
◇ 정관용> 국내에서는 이런 게 소송까지 가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이다?
◆ 이동연> 1000만원대, 2000만원대 벌금 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인기를 얻었던 이익은 수억, 수십억이 되는 거죠. 이런 문제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 동안 표절시비가 있었고 결국 논란 끝에 표절로 결론난 사례들이 어떤 게 있어요? 대표적인 게.
◆ 이동연> 제가 특정 가수를 (웃음) 언급하기가 좀 그래서 그런데. 모 여가수의 경우 어떤 밴드의 경우 굉장히 많습니다, 사례들이. 그리고 과거에 표절한 사례도 되게 많고.
◇ 정관용> 그런데 그런 게 법정까지 가서 처벌까지 간 사례는 몇 개 없는 거죠?
◆ 이동연> 거의 한두 경우이고요. 그 경우도 1000만원, 2000만원의 벌금을 물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정관용> 그 벌금이라고 하는 거는 국가에 내는 거죠?
◆ 이동연> 아니죠, 본인한테.
◇ 정관용> 아, 원작자한테?
◆ 이동연> 원작자한테 배상을 하는 거죠.
◇ 정관용> 원작자한테 배상하는데 배상금액이 많아야 1000만원, 이 정도다 말이죠?
◆ 이동연> 네.
◇ 정관용> 우선 처벌 기준부터 바꿔야 되겠군요.
◆ 이동연> 처벌 기준 같은 경우 외국 같은 경우에는 그 사람이 벌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음원수익이 아니라 이벤트 수입, 엔터테인먼트 수입, 공연 수입, 상징적 수입까지 다 계산을 해서 벌금을 물리고 있고 그 배상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냥 이렇게 재판부에서 대략적으로 판단하는 경우죠.
◇ 정관용> 이건 법원이 양형기준을 바꾸든지 이런 게 있어야지 아니면 도둑을 잡아놓고도 제대로 처벌을 안 하면 도둑을 자꾸 양산하는 것 아니겠어요?
◆ 이동연> 네.
◇ 정관용> 수고하셨습니다.
◆ 이동연> 고맙습니다.
◇ 정관용>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의 도움말씀 들었고요. 참고로 소속사 쪽에도 인터뷰를 저희가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점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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