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국회 감사원장 인사청문회가 야당의원들의 자료제출 미비에 대한 이의제기로 정회되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가 고개를 숙이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시작도 못하다가 1시간여만에 파행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오전 10시부터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황 후보자가 선서도 하기 전 야당 의원들이 자료 제출 미비를 지적하는 의사진행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자료 미제출과 부실 자료 제출, 답변 수준이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 후보자가 서울지방법원장 시절 쓴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의 내역 제출과 관련해 “어젯밤 12시에야 냈는데 밤새 검토해보니 중앙지방법원장으로 3900만원정도를 지출했다는데 지금 자료는 2300만원 밖에 안 된다”면서 “1600만원에 대한 자료가 누락돼 있다. 뭘 숨기려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황 후보자의 법원 재직 중 저서나 논문, 세미나 토론회 인터뷰 자료 등에 대한 목록과 내용 제출을 요구했지만 다른 의원실에서 자료를 받으라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온 것을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왜 제출을 않고 핑퐁을 하는지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김황식 전 총리는 준비기간이 51일, 양건 전 원장은 16일이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다. 빠듯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고 감쌌다.
같은 당 이장우 의원은 “기존에 제출된 자료를 가지고 일단 청문회를 진행하자”면서 “한나절을 허비할 수는 없다. 내일 있을 청문회에서 검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서병수 위원장은 거듭 황 후보자의 선서를 받은 뒤 청문회를 열자고 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대했다.
황 후보자는 “자료 제출과 관련해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의원님들의 필요에 충복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일부 자료는 청문회 시작 직전 제출됐다는 전갈을 들었고, 일부 증비서류 사본은 신속히 준비될 수 있도록 법원에 협조 요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황 후보자가 “은행 문이 열면 제출하겠다”고 답변을 하자, “지금 열었잖아요”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청문회는 11시쯤 정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