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명문구단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홈구장인 터너필드를 떠난다.
새 구장 이름을 흑인홈런왕 행크 에런으로 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브레이브스 구단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016년 만료되는 터너필드와의 구장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1996년 애틀랜타 여름올림픽 때 문을 연 터너필드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와 애틀랜타 시 소유로, 1966년 밀워키에서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옮긴 브레이브스 구단이 올림픽 이듬해부터 홈구장으로 임대해 사용해왔다.
브레이브스 구단이 2017년부터 사용할 새 홈구장은 애틀랜타 북부 콥(Cobb) 카운티의 고속도로 인근에 들어서며, 건설비용은 카운티 정부에서 댈 계획이다.
브레이브스의 홈구장 이전은 도심 교통과 관중 유치, 지역 경제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터너필드는 애틀랜타에서 교통이 가장 복잡하고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다운타운에 있어 그동안 팬들의 이전 요구가 적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는 브레이브스 팬들의 다수가 샌디스프링스, 존스크릭, 매리에타 등 애틀랜타 북부 부촌에 모여사는 백인 중산층인 데다 관중이 갈수록 감소하는 현실도 이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터너필드 관중 수는 개장 첫 해인 1997년 경기당 평균 4만2천명으로 최다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09년 이후에는 3만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구단 측은 성명에서 "터너필드의 업그레이드 비용으로 우리가 수억달러를 투자하더라도 팬서비스 수준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구장 접근성 등을 고려해 팬들에게 최고 수준의 경기를 선사할 수 있는 장소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카심 리드 애틀랜타 시장은 "구장 이전 결정은 충격이지만 우리는 그만한 돈을 세금으로 지불할 여건이 안된다"며 "콥카운티가 브레이브스 구단에 4억5천만달러(4천800억원)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브레이브스가 구장 이전을 결정하면서 홈팬들의 관심은 다시 구장 이름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터너필드 개장 때 애틀랜타 주민들 사이에선 브레이브스 최고의 스타인 흑인 홈런왕 행크 에런을 기념해 '에런 스타디움'으로 하자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구단은 애틀랜타의 도시 상징인 CNN 방송 창립자이자 구단 소유주였던 테드 터너의 이름을 딴 '터너 필드'로 정했고, 여론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터너 필드 앞 도로를 '행크 에런 드라이브'로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