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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증세 필요, 지금은 아냐"…'오락가락' 답변 눈총

보건/의료

    문형표 "증세 필요, 지금은 아냐"…'오락가락' 답변 눈총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소신 없는 '오락가락' 답변이 의원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문 후보자는 이날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 필요성을 묻는 오제세 위원장의 질문에 "장기적으로 복지재정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하게 (세금을) 올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근로자의 3분의 1이 줄고, 노인은 3배 늘어난다"며 "이런 경우 증세 없이 (복지재정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통일비용도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 후보자의 다음 한 마디는 이런 소신과는 정반대의 내용이었다. "개인적으로 현 단계에서 증세를 논의할 시점인가는 상당히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다.

    문 후보자는 "지금 하면 나중에 감당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이라며 "현재로선 재정 지출구조 조정 등 효율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장관 재임 기간에는 증세 불가론을 펼친 것으로, 답변 태도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 위원장은 "공직후보자가 당장 재임 중 복지를 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리는 것이지 먼 미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복지공약을 지키려면 재정이 더 필요한데 확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문 후보자가 지난 2011년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 연계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가 최근 찬성 입장으로 돌아선 데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그는 당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역할 정립 방안' 보고서에서 "스웨덴의 최저연금보장제도는 우리나라 실정에 지나치게 과분해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밝힌 바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하지만 이날은 연계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현재로서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바꿨다.

    문 후보자는 경제학자 출신 배경 탓에 때 아닌 '학파' 논쟁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경제학자로서 하이에크와 케인스 중 누구를 더 가깝게 여기나"라고 묻자 문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케인스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하이에크가 시장의 논리를 대변한다면, 케인스는 정부의 개입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김 의원은 "케인스를 좋아하면서 이론은 하이에크를 따라가느냐"면서 "후보자가 자유주의 경제학자로서의 관점에 늘 서 계셨기 때문에 복지부에서도 적장(敵將)을 장수로 받아들이는 느낌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또 문 후보자가 쓴 '2009년 휴먼뉴딜 연구보고서'를 거론하면서 "내용은 특별히 새로운 게 없는데 연구자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며 "책임자는 문 후보자, 노동 분야는 방하남 연구원, 발간사는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했다"고 소개했다.

    이들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게 발탁돼 현재 정부 부처를 이끄는 좌장으로, 현오석 전 KDI 원장은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 및 부총리를,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부 장관을 역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현 부총리가 문 후보자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선후배 간이다. 복지부 장관이 되면 기재부와 싸울 일이 굉장히 많을 텐데 잘 하실 수 있겠느냐"고 다그쳐 물었다.

    그러자 문 후보자는 "복지부 장관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막중한 자리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런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최대한 복지부 입장을 반영하고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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