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부럽죠?' 13일 롯데와 역대 최고액인 4년 75억 원에 FA 계약을 맺은 강민호(왼쪽). 남은 FA들이 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사진=롯데 자이언츠)
FA(자유계약선수) 1호 계약부터 초대박이 터지면서 올 시즌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올랐다. 최대어인 대형 포수 강민호(28)가 역대 최고액을 터트리면서 나머지 FA들의 가슴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롯데는 13일 강민호와 계약금 35억 원, 연봉 10억 원 등 4년 총액 7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05년 삼성과 4년 60억 원에 계약한 심정수(은퇴)의 역대 최고액을 무려 15억 원이나 경신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됐지만 FA 시장 개장 초반 들려온 잭팟 소식에 다른 FA들은 설렐 수밖에 없다. 투수 최대어로 꼽히는 장원삼(30, 원 소속 삼성)을 비롯해 정근우(31, SK), 이용규(28, KIA), 이종욱(33, 두산) 등 리그 정상급 톱타자 3인방, 한국시리즈를 빛냈던 박한이(34, 삼성), 최준석(30, 두산) 등이다.
강민호의 계약이 FA 시장에서 이들의 몸값 폭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적잖다.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가 3명으로 늘어나고 야수 1명이 반드시 포함되는 등 제도 변경에도 분명히 FA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다. 예상되는 외국인 거포의 등장에도 확실하게 강점을 갖는 선수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FA 시장은 2년 연속 '50억 원의 사나이'가 나오면서 과열 조짐을 보였다. 2011년 이택근(넥센)에 이어 지난해 김주찬(KIA)이 시장의 평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에 계약하면서 야구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올 시즌 FA들도 기대감을 분명히 갖고 있다. 좌완 선발의 희소성을 가진 장원삼은 삼성 잔류가 유력하지만 시장 가치를 알아보고 싶어하는 눈치다. 40억 원은 가뿐히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근우는 이날 SK와 2차 협상에서 교감을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 "최고 레벨 대우를 받고 싶다"는 정근우는 FA 시장에 나와 톱타자를 원하는 다른 구단의 레이다 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용규 역시 내심 지난해 김주찬의 50억 원 이상을 바라는 모양새다. 박한이, 이종욱, 최준석 등도 강민호 효과에 몸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강민호가 올 시즌 FA 시장에 어떤 영향을 불어올지, 남은 FA들의 계약을 예의 주시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