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검사 시절 삼성관리대상이었다"는 의혹 제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명 '삼성 떡값 검사 리스트'에 김 후보자를 비롯한 박근혜정권 사정라인 인사들과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위 여부와 자료 출처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13일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 황교안 법무부 장관, 조준웅 전 삼성 비자금 사건 특별검사를 비롯해 김 후보자가 과거 삼성의 관리대상인 '떡값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명단에는 검찰 출신 새누리당 현역의원 2명도 포함됐다.
신 의원이 공개한 문건을 보면, 김 후보자는 대검 범죄정보제1담당관'(2001년 6월 기준), 대검 중수부 수사2과장(2002년 2월 기준) 등 2차례 표기됐다.
홍 민정수석은 2000년 8월 성남지청장, 황 법무장관은 2000년 8월 대검 공안1과장, 2002년 2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조 특검은 2000년 8월 인천지검장으로 재직할 때로 기록됐다.
문건에는 또 "2000∼2002년 사이 3년간 검찰 관리 대상자로 명단에 들어가 있었으므로 1년 3회(설날, 여름휴가, 추석) 이상 각 5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정기적으로 수수함", "로비금액 최대 1천만원, 2천만원" 등의 문구도 있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검찰 내에서도 세칭 '잘나가는' 검사들을 대상으로 한 재벌기업의 불법 로비행위가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조 전 특검이 명단에 포함된 데 대해 "본인이 들어가 있는 리스트를 열심히 수사했을 리 없다"고 추가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누가 결정한지 모르겠는데 제가 삼성 관계자로부터 삼성 관리 대상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면서 "떡값은 말할 것 없고 단돈 10원 받은 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오후 재개된 인사청문회에서 떡값 리스트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와는 중앙지검 특수1부에 함께 근무하면서 "가까이 지냈다고 볼 수 있다"고 인연을 밝히면서도 김 변호사가 삼성으로 옮긴 뒤에는 "전화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좌측)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장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제기한 삼성떡값 의혹 제기에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 관련 수사결과 보고서를 보여달라고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편, '떡값 리스트'에 대해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대검찰청에 보관된 특검 자료를 확인했다"며 공식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위원장이 사회를 공정하게 봐야 한다"면서 "신경민 의원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자료를 어떻게 입수하고 알았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2007년에 조준웅 특검한테서 자료 요청을 해 받은 것이다. 점심시간에 확인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저와 논쟁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권 의원은 "검찰 수사 기록을 국회의원이 자료 제출하라고 해서 하느냐. 그게 보도자료냐"면서 자료 입수 경위를 캐물었고, 박 의원은 "경위까지 내가 왜 이야기하느냐"면서 맞섰다.{RELNEWS:right}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최소 요건은 갖추고 문제제기를 해야한다"면서 "황교안 장관 (인사청문회) 때는 그렇게 하지 않았냐"고 말했고,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충분히 근거를 댔다. (떡값) 명단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이야기한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특검 수사 자료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여야간 고성이 오간 끝에 청문회는 잠시 정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