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의 드래프트 1순위 센터 김종규가 13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왼손 훅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 제공=KBL)
프로농구 창원 LG의 신인 센터 김종규(22, 207cm)는 프로 무대에서 주로 공이 없는 위크 사이드(weak side)에 머물다가 컷인과 같은 방법을 통해 공격 기회를 엿볼 때가 많았다. 공이 돌고 직접적인 공격이 시도되는 스트롱 사이드(strong side)는 문태종이나 외국인선수들의 차지였다.
LG의 '게임 플랜'이 그렇다. 김종규는 2013-2014시즌 도중 팀에 합류해 당장 많은 역할을 맡기에는 부담이 많다. 김진 LG 감독은 "지금은 만들어놓은 공수 전술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를 위한 패턴을 만드는 것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LG에는 김종규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아도 될만큼 공격 옵션이 많다. 문태종은 내외곽을 모두 공략할 수 있고 데이본 제퍼슨이나 크리스 메시의 1대1 득점력도 뛰어난 편이다. 여기에 2대2 공격에 능한 김시래가 더 많은 옵션을 창출해낸다.
지난 13일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는 예전과는 조금 다른 그림이 연출됐다. 김종규가 머물고 있는 사이드로 공이 넘어왔을 때 김종규는 반대쪽으로 빠지지 않고 골밑에서 자리를 잡아 패스를 요구할 때가 많았다.
김종규는 두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스텝을 함께 밟으며 시도한 펌프 페이크로 수비수를 완전히 따돌린 뒤 여유있게 골밑 득점을 만들어냈다. 상대 수비를 등지고 오른손으로 드리블하며 밀고 들어가다 반대쪽으로 돌아 왼손으로 훅슛을 던진 장면도 있었다.
두 장면 모두 방향 전환이 포함된 고급 기술에 의한 득점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김종규와 매치업을 가진 정휘량은 김종규보다 9cm 정도 작아 골밑에서 1대1로 그를 막기에는 버겁다. 그렇지만 그동안 1대1 공격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김종규가 미스매치를 활용, 자신감을 갖고 골밑을 공략했다는 점은 LG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김종규는 KGC인삼공사전에서 모처럼 활발한 공격을 선보이며 13점을 올렸다. 20점을 기록했던 프로 두번째 경기 이후 처음이자 올 시즌 두번째로 두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김종규가 자신과 키가 비슷하거나 힘이 더 강한 선수를 상대로도 이처럼 포스트업 공격을 선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격 옵션이 많은 팀의 상황을 감안하면 급할 것은 없다. 그가 앞으로 천천히 증명해내야 할 부분인 것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