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불법사설 스포츠도박, 이른바 '맞대기'에 참여한 연예인들을 무더기 기소했다.
14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이수근(38), 탁재훈(45), 토니안(35)을 불구속 기소하고, 상대적으로 도박 액수가 적은 앤디(32), 붐(31), 양세형(28)을 약식 기소했다.
이번 도박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공통점은 '축구'와 '연예병사', 그리고 '예능MC'라는 점이다. 이수근, 탁재훈 등은 평소 같은 축구동호회에서 활동해 왔다. 이들과 함께 구속기소된 개그맨 출신 연기자 공기탁 씨는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된 김용만과 연예인 축구단 'FC미라클'에서 함께 활동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프로축구 경기의 결과를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해 맞히는 일명 '맞대기' 방식으로 도박을 하거나 직접 도박 사이트에 참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축구'라는 매개체가 건전한 스포츠 모임이 아닌, 불법도박으로 변질된 셈이다.
토니안, 앤디, 붐, 양세형 등은 모두 연예병사 출신이다. 이들은 연예병사로 복무할 때 휴가 중 알게 된 도박 개장자의 권유로 불법 도박을 시작했고, 영외 행사가 있을 때 업무용으로 휴대전화까지 이용해 도박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은 연예병사제도가 없었졌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연예병사제도의 폐해가 도박사건을 통해 또하나 방증됐다.
마지막으로 이들 모두 예능MC로 활동했다. 한국 연예계는 상대적으로 MC인력풀이 적지만 다수의 MC를 기용한다. 게다가 한동안 스튜디오물보다는 야외버라이어티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장시간 녹화를 하다보면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MC들이 대기 시간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며 호기심에 도박에 빠져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