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15학년도 입시부터 의·치대 문·이과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논술고사를 없애기로 해 다른 주요대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대 정시 모집군 이동
서울대가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15학년도 입시부터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서 문과생의 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입학전형 주요사항을 14일 발표했다.
서울대는 문·이과 교차 지원의 범위를 의과대학 의예과(정원 95명),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40명), 수의과대학 수의예과(45명)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 모집 정원의 78.8%를 수능 선택영역에 따른 계열 구분없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게 허용한다.
또 정시모집 선발인원은 총 선발인원 3천135명 가운데 24.6%인 771명으로 늘리고 정시모집 일반전형은 수능으로만 선발한다.
정시 인문계열의 논술과 자연계열의 면접·구술은 폐지하고 정시 모집군은 '나'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지역균형선발전형 692명, 일반전형 1천672명 등 2천364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75.4%로 비중을 줄인다.
수시모집 정원외 기회균형선발전형Ⅰ과 정시모집 기회균형선발전형 Ⅱ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은 4개 영역 중 현행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한다.
기존 외국인학생 특별전형은 순수 외국인전형과 초중고 12년 전 과정을 외국에서 이수한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이수자 전형으로 분리해 선발한다.
◈“교차지원에 외고 급부상”
서울대가 의예과 등에서 문과생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은 1994학년도 수능 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서울대의 입시정책 변화로 외고와 국제고의 인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현재 인문계열 학과에만 지원하는 외고 최상위권 학생이 대거 서울대 의학계열로 교차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시 비중이 현행 17.4%에서 24.6%로 늘어난 것도 수능에 강한 특목고 수험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수능 공부에 집중하는 재수생들에게 정시 모집인원이 확대된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의학계열의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으로 자연계열의 뜻을 둔 학생들이 외고에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과생의 서울대 의대 지원이 가능해지면 다른 주요대학 인문계 최상위학과를 지원하는 수험생 중에서도 서울대 의대 지원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정시모집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옮긴 것은 다른 대학들의 연쇄 이동을 일으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주요 사립대들은 정시모집의 모집군을 서울대를 피해 이동하는 것을 검토하는 등 서울대 입시정책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대 문·이과 교차 지원을 허용하거나 논술고사를 없애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