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가 여당 국민회의당 총재인 소냐 간디와 아들 라훌 간디 부총재를 겨냥, '막말' 공세를 퍼부어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모디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동부 차티스가르 주도인 라이푸르에서 한 유세에서 "마담(간디 총재), 당신은 아프니까 왕자(라훌 간디)에게 자리를 넘겨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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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는 이어 "그런 다음에 라훌이 차티스가르주에 24시간 내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지켜보자"고 주장했다.
모디는 간디 총재와 라훌 간디 부총재를 '마담', '왕자'로 습관적으로 부르고 있다.
이는 자신이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차(茶)를 팔며 학업에 정진해 성공했다는 점을 내비치는 동시에 간디 총재 모자가 속한 '부유한' 네루-간디 가문을 비판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표현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네루-간디 가문은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자와하를랄 네루 초대 총리부터 딸(인디라 간디), 외손자(라지브 간디)까지 3대째 총리를 배출했다. 라지브의 부인이 간디 총재다.
특히 그의 발언은 간디 총재가 아프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부각한 것이다.
간디 총재는 검진을 위해 자주 해외 병원을 찾고 있다. 일부 언론은 그가 암에 걸렸다고 보도한 적이 있지만 국민회의당은 총재의 질병에 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모디의 이번 발언은 자신이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로 지난 9월 선출됐음에도 국민회의당은 아직 총리 후보조차 내지 못한 점을 비꼰 것으로도 해석됐다.
국민회의당은 간디 총재, 라훌 간디 부총재, 만모한 싱 총리가 함께 유세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는 라훌 간디 부총재가 유세를 주도한다.
모디가 이번에 차티스가르를 찾은 것은 곧 실시될 주 하원선거에서 인도국민당이 승리해 자당 소속 주총리가 3선 연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다.
인도에선 차티스가르와 델리 등 5개주에서 향후 5주간 주하원 선거가 치러진다. 이들 주 하원선거 결과는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 결과를 점쳐볼 수 있는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
모디의 '막말'에 국민회의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멤 아프잘 대변인은 "모디 후보가 품위를 생각지 않는다는 점은 알지만 그가 최소한 자신을 총리 후보로 뽑아준 인도국민당의 품위는 생각해 자신의 저질 발언에 대해 (국민회의당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당의 한 당직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간 탈을 쓴 짐승만이 다른 사람의 질병을 두고 조롱할 수 있다"고 반격했다.
국민회의당과 인도국민당은 상대방을 '과도하게' 공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이미 여러 번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모디와 라훌 간디가 나란히 선관위 경고를 받기도 했다.
모디는 국민회의당 상징인 '손'을 '피묻은 손'으로 묘사한 게 문제가 됐고, 간디 부총재는 인도국민당이 인도 전역에서 힌두교 신자와 이슬람 신자간 폭력을 부추긴다고 발언한 게 말썽이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