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에 활약하는 홍정호는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번째 세트피스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송은석기자
‘포스트 홍명보’다웠다. 체격이 좋은 스위스 선수들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세트피스 실점을 막은 것도 부족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까지 넣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축구대표팀의 유일한 해외파 중앙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의 이야기다.
홍정호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랭킹 7위의 강호 스위스와의 친선경기에서 풀 타임 활약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영권(광저우)과 중앙 수비에서 변함 없이 호흡을 맞춘 홍정호는 경기 시작 7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14분 기성용이 코너킥한 공을 상대 수비 사이를 파고든 뒤 헤딩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A매치 21경기만에 나온 홍정호의 국가대표 첫 골이다. 그것도 7년 전 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0-2 패배를 안긴 결승골의 주인공 필리페 센데로스(풀럼)을 무너뜨린 짜릿한 골이었다.
홍정호의 동점골에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42분 이청용의 헤딩 역전골로 2013년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에서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챙겼다.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만난 홍정호는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라 골보다는 실점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운 좋게 골까지 넣어 더욱 기쁘다. 상대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뒤로 돌아가는 작전이 성공했다”고 활짝 웃었다.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상대 세트피스에 고질적인 약점을 노출했던 축구대표팀은 ‘포스트 홍명보’ 홍정호의 골로 첫 세트피스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 무실점은 홍명보 감독이 공개적으로 이 경기의 숙제로 지목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