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은 세계랭킹 7위의 강호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골까지 직접 넣으며 짜릿한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송은석기자
무려 3년하고도 4개월 20일만이다. ‘블루드래곤’ 이청용(볼턴)이 태극마크를 달고 골을 넣은 것은 지난 2010년 6월26일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16강이 마지막이다. 이후 A매치 23경기 동안 이청용의 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주로 활약하는 이청용은 골을 많이 넣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여러 경기의 수 차례 득점 기회에서도 아쉬움이 남는 슈팅이 계속되자 이청용에게는 ‘소녀슛’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장을 맡은 경기. 그것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7위에 올라있는 유럽의 강호 스위스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이청용은 짜릿한 골 맛을 봤다. 이근호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보다 높이 뛰어올라 그대로 상대 골대 안으로 밀어 넣었다.
전반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청용이지만 후반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전매특허인 빠른 돌파로 스위스 수비진을 농락했다. 결승골까지 넣으며 이청용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청용은 “스위스는 강했지만 버거운 상대는 아니었다. 주전이 1, 2명 빠지고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경기를 못하게 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구선수로서 처음 주장을 경험하는 이청용은 특별한 각오보다는 자신이 하던 역할을 그대로 하겠다는 각오를 선보였다. 결국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오랜만에 골까지 넣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