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오는 12월이면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후 권력을 인계받은 지 2년을 맞는다. 김정은 체제에서 북한은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CBS노컷뉴스에서 김정은 체제 출범 2년을 맞아 각 분야의 변화를 점검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19일은 첫번째로 정치분야에 대해 점검한다. <편집자주>편집자주>
사진=노동신문 제공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인수받은 김정은 제1비서는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이 차지했던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직책을 차지함으로써 당초 예상과는 달리 권력을 안정적으로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출범 이후 북한은 두 차례의 장거리로켓 발사와 한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내부적으로 핵심 권력층인 파워 엘리트들의 물갈이 인사를 과감히 단행했다.
김정은 체제 이후 지난 2012년 4월 당대표자회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등을 거치면서 당·정·군 주요인사 218명 가운데 44%인 97명이 교체됐다.
노동당(黨)의 경우 부장급 이상 96명 가운데 40%인 38명이 교체되면서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포함)이 27명에서 36명으로 충원됐다.
북한이 경제개혁에 주력하면서 경제관료와 기술관료 진출이 늘어나 곽범기(비서 겸 계획재정부장)․ 백계룡(경공업부장)․한광복(과학교육부장) 등이 당 부장에 신규 임명됐다.
노동당 정치국 내 군부인물 비중은 30명에서 35명으로 증가했지만, 상무위원에는 군 핵심인물들이 빠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다.
김정은 체제에서 친인척들의 부상도 특징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 경공업부장은 당 비서에 임명됐고,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당 직위 상승과 함께 지난 2012년11월에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에도 보임됐다.
정(政)은 상급(장관급) 이상 118명 가운데 47%인 55명이 교체됐다.
국방위원회 위원을 5명에서 7명으로 증원하고, 2012년 4월 제5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 정권 핵심인물들로 충원됐다.
특히 2013년4월 제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경제통인 박봉주 총리가 임명돼 경제분야 개편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2년 이후 교체된 상급 27명가운데 85%인 23명이 경제관련 인물로 채워졌고, 내각의 상(相)은 내부승진 비율이 74%로 해당분야 전문성을 중시하는 추세를 보였다.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이 체육과 핵개발(위성), 경제분야에 힘을 쏟으면서 관련 부서도 잇따라 신설했다.
새로운 조직으로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2012년11월), 국가우주개발국(2013년4월), 원자력공업성(2013.4), 국가경제개발위원회(미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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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軍)은 4대 핵심직위인 총정치국장·총참모장·인민무력부장·작전국장 등이 수시로 교체됐다.
군부를 당 중심으로 장악하기 위해 2012년4월에 비 군부인사인 최룡해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하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국방위원회 위원,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당․정․군의 핵심요직을 겸임하도록 했다.
군 핵심보직을 빈번히 교체하면서 총참모장의 경우 리영호→현영철(2012년7월)→김격식(2013년5월)→리영길(2013년8월/ 추정) 등 4명이 교체됐다.
인민무력부장도 김영춘→김정각(2012년4월)→김격식(2012.12월)→장정남(2013.5월)으로 교체됐고 작전국장은 김명국→최부일(2012년4월)→리영길(2013년3월)→변인선(2013년8월/ 추정)으로 수시인사가 단행됐다.
이와함께 군 장성들에 대해 잦은 강등과 복권이 계속되면서 2012년8월 이후 군 핵심인물 8명의 계급이 강등됐고 이 가운데 4명은 복권되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북한군의 소장파인 서홍찬 인민군 상장(우리군 중장)이 국방부 차관 격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북한 군부의 5대 핵심직책인 총정치국장(최룡해), 총참모장(리영길), 인민무력부장(장정남), 총참모부 작전국장(변인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등 5명이 모두 물갈이됐다.
김 제1비서의 현지시찰은 2012년에는 군과 경제, 사회, 문화 순이었지만, 2013년에는 경제가 군을 앞지르면서 경제와 민생분야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일연구원 박영자 박사는 "김정은 제1비서가 체제 안정을 위해 잦은 인사를 통해 군부 길들이기에 나섰고 이제 군부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본격적인 경제 행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통치 스타일도 과거 김정일 위원장과는 차별화를 드러내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김 제1비서는 일반 주민들 앞에서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연설을 하지 않은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대중정치 스타일을 보이면서 ‘담화’ 형식으로 국정 방향을 제시했던 김정일식 ‘담화정치’를 계승하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정일 시대에는 매우 드물게 개최했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가 김정은 체제에서는 자주 개최해 김정일 위원장 보다는 상대적으로 집단적인 의사결정기구를 중시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박사는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인 김 위원장보다 노동당의 역할을 더 중시하는 것은 그의 국정관리 경험 부족도 부분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간부들을 모아놓고 토론을 거친 후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김 제1비서가 지난 3월31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여전히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제1비서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지난 70년간 수많은 전쟁이 있었지만, '핵무기 보유국들만 군사적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핵무력,건설 노선을 정당화했다.
미국은 6자회담에 앞서 북한의 입장 변화를 계속 촉구하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유럽순방과 18일 국회연설 통해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따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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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북한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통일연구원 박영자 박사는 앞서 지적처럼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내부적으로 안정화되고 붕괴 가능성이 낮다"면서 "우리정부도 이제는 대북 정책의 새로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도 "북한과의 대화와 경협의 확대 및 한,미 공조와 한,중 공조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개혁과 개방 및 비핵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또 "북한이 개혁,개방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선군정치로 과대성장한 군부 세력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지도부 내에서 개혁세력이 형성돼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