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독도의 소유권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싸우게 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독도는 ‘당연히’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질문 자체가 도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한번쯤은 이런 냉철한 이성주의로 접근하는 방법이 더 옳은 판단을 하도록 만들지도 모른다.
소설 《독도반환 청구소송》은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태어난, 한일 양국이 독도를 놓고 국제사법재판소에서 가상 재판을 벌이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2015년 어느 새벽 일본에게 독도 침탈이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시작된다. 한국은 독도의 주권을 놓고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함으로써 이 오래된 역사적 공방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한일 양국은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소송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국제 재판이라는 제2의 전쟁을 시작한다.
양국의 소송팀은 독도와 관련하여 내보일 수 있는 최대치의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사실과 증거자료 등을 상대 국가에게 제시한다.
어떤 때는 한국 측이, 어떤 때는 일본 측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는 시소 게임이 반복되면서 소설은 독자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설이라 해도 저자가 단순히 상상력으로만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직업이 변호사인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법률 지식을 활용하여 재판이라는 구조만 차용했을 뿐, 재판 과정에서 나오는 모든 자료들은 99퍼센트 실제 역사와 실존 자료들이다.
다케시마 밀약, 러스크 서한, 태정관지령, 공도정책 등 저자는 전문 자료를 모두 끌어 모은 동시에, 같은 사료를 놓고도 한일이 다르게 해석하는 상황 등을 만들어 독자가 쉽사리 결말을 예상치 못하게 했다.
어릴 때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세뇌되다시피 살아온 우리에게, 한번쯤은 내가 아는 진실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과, 나는 충분히 우리 역사와 사회적 진실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독도반환 청구소송》 / 강정민 / 바다출판사 / 440쪽 / 1만 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