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에서만 38년을 근무하다가 지난해 10월에 퇴사했습니다. 정년 퇴직이 가깝긴 했지만, 원치 않게 회사를 그만 두게 됐습니다. 직장생활 오래 했으니 당분간 마음 편하게 쉬자고 생각했습니다. 실업급여 받으면서 그동안 시간이 없어 못 해봤던 등산도 하고 여행도 가면서 유유자적했습니다.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초조해지더군요. 지인을 통해 여기저기 취업 부탁을 해 봤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실업급여 받는 날이 다가오면 더 힘들었습니다. 점점 나 자신을 학대하기 시작했고,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술 도움 없이 잠들기 어려운 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한 동안은 극단적인 생각에 빠져 주머니에 밧줄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실업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고용센터에서 알려준 워크넷이 생각났습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함께 운영하는 대한민국 대표 취업포털이라는 직업상담사의 소개가 떠올랐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취업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워크넷에 매달렸습니다. 취업 눈높이도 낮췄습니다. 워크넷엔 대기업 같이 젊은 사람들을 위한 채용정보만 많이 있을줄 알았는데, 저 같이 특별한 기술 없고 나이 많은 구직자들을 위한 일자리 정보도 많더군요.
꿈은 실현됐습니다. 워크넷에 올라온 구인정보를 보고 지원했더니 취업이 된 것입니다. 인생 낙오자처럼 살던 사람이 이제는 운동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면서 활기차게 살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한테 부탁해 봐도 어림없던 취업 문제를 해결해 준 워크넷 덕분에 오늘도 나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