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시설에서 아동학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년 동안 접수한 아동학대는 1만943건이고, 이 가운데 6403건은 아동학대로 판정했다. 아동학대 가해자는 부모가 83.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는 교사와 학원 강사, 시설종사자 등으로 8.2%, 다음은 조부모와 친인척 등이다. 학대유형으로는 신체, 정서, 방임 등의 중복학대가 47.1%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방임방치, 정서학대, 신체학대 등의 순이다.
문제는 부모들이 정서학대를 훈육의 방식으로 착각하고 있다. 정서학대 피해 아동들은 부모를 부정하고 훈육으로 착각한 학대를 피해 가정으로부터 이탈하고 만다. 이런 결과는 부모 자신만의 생각을 강조한 나머지 아동들의 의견이나 상황을 무시한 결과다. 특히 부모들이 아동들의 미래를 걱정한 나머지 아동들의 학습이나 성격 등을 교정하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다. 정서피해 아동들은 심리적인 불안과 낮은 자존감, 칭찬을 받기위해 무리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회초리를 들고 가하는 것만을 학대로 착각한다. 하지만 아동들에게 심한 자극을 주는 학대는 정서학대다. 성장해 가고 있는 아동들에게 성인이 가진 생각이나 행동을 갖도록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되는 정서학대의 유형은 다양하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동들에게 이행을 바라고 요구하기 보다는 아동들의 장점을 찾아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바람직하다. 따라서 아동들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부모는 물론 사회가 아동들을 보호대상으로만 인식해서는 안된다. 아동들의 장점을 살려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육성의 대상으로 아동들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어제(19일)는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의 80%이상이 부모들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충격적이다. 아동들은 부모의 틀에 맞춘 자화상이 아니라 인격을 갖춘 인격체다. 그런 만큼 아동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존중받아야 한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아동학대 사범에 대해 종신형에 처하기도 한다. 아동학대 사범에 대한 처벌강화보다는 평생교육차원에서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권주만 (CBS해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