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노영희 변호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창록 교수
우리나라에서 변호사가 되는 방법, 판사가 되는 방법, 검사가 되는 방법... 두 가지가 있죠. 사법고시에 합격을 하거나 아니면 법학전문대학원, 그러니까 로스쿨을 졸업하면 됩니다. 그런데 현행법에 따르면 사법고시는 2018년부터 폐지가 되고 오로지 로스쿨을 졸업해야만 2018년부터는 법조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 몇 해 전에 큰 논란이 있었고요. 그런 끝에 법이 이렇게 바뀐 건데. 대한변호사협회가 사법시험을 존치시켜달라며 입법청원을 냈습니다. 찬반논란이 다시금 불거졌는데요. 양쪽의 의견 듣고 여러분 생각을 해 보시죠. 먼저 대한변호사협회 노영희 대변인, 노영희 변호사 연결해 봅니다. 노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노영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이른바 사시라고 부르는 사법고시, 지금 이 사법고시로 한 해 몇 명이나 선발하고 있습니까?
◆ 노영희> 원래는 한 1000명 정도 선발했었는데요. 올해는 한 600명 정도 선발을 했고 그다음에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가 되면서 폐지할 때까지 200명, 150명, 100명, 50명 이런 식으로 감소될 예정입니다.
◇ 김현정> 로스쿨 졸업생으로는 한 해 몇 명이나 지금 뽑아요?
◆ 노영희> 원래 한 1,500명 정도 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얘기는 참여정부 시절에 엄청난 논란이 있었고, 저도 매일 토론을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끝에 2018년까지만 사법시험을 유지하는걸로 결정이 이미 난 건데.. '안 된다, 사법시험 유지하자'라며 입법청원까지 내신 이유는 뭘까요.
◆ 노영희> 로스쿨 도입할 당시에 기본적으로 일단은 사법시험을 2017년까지만 운영하고 18년부터 폐지하자라고 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조금 반발 의견들이 있어서 그렇다면 2014년 정도부터 다시금 논의를 하자. 일단은 로스쿨을 존치시키는 것을 먼저 우선으로 하되 사법시험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하자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도 , 예비시험 제도도 도입하고 사시 존치도 한 번 얘기해 보고 이런 식으로 지금 얘기가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원칙적으로 사법시험을 폐지하자라고 하는 얘기는 있었으나 다시 논의하자라고 하는 식으로 불씨를 남겨놓기는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 불씨를 이제는 살려야 될 때다, 이렇게 생각을 하신 거예요.
◆ 노영희> 왜냐하면 로스쿨 제도가 지금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 김현정>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세요, 로스쿨 제도가?
◆ 노영희> 일단 현행 로스쿨 제도는 비용이 너무 높고요.
◇ 김현정> 비용, 수업료가 너무 비싸다?
◆ 노영희> 그렇죠. 지금 현재 국립대가 1,000만원 정도 연평균. 그리고 사립대가 한 1,500에서 2,000 만원 사이라고 하니까.
◇ 김현정> 연평균이요? 한 해?
◆ 노영희> 네, 한 해. 그래서 비용이 되게 많이 드는 구조이고요. 더 중요한 건 입학전형 과정이 상당히 불투명하고 또 법조인을 선발하는 기준이 정확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사법시험 같은 경우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다음에 수료할 때까지 일반적인 공부를 하고 그 일반적인 수업을 받은 다음에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수치화되고 계량화되어서 평가가 되게끔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로스쿨 제도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느냐 안 하느냐 이것만 따지는 것이고, 그분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가 나오지가 않아요. 그래서 현재 로스쿨 수료생을 기준으로 해서 변호사를 채용하는 곳에서도 그분들의 성적 비교를 절대적으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해서는 예를 들면 학부, 대학교를 어디 나왔는지. 대학원을 어느 로스쿨 나왔는지, 집안이 어떤지 이런 것을 중심으로 외부적 요인 때문에 평가가 달라지는 그런 문제가 있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전체를 통틀어서 사법시험 하나로 줄을 세우는 방식이 더 공평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노영희> 아무래도 로스쿨 제도는 돈이 있는 사람이 가야 되고요. 또 시간이 있는 사람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또 대학교를 일단 좋은 데를 가야 되는 구조이고, 좋은 로스쿨을 가야 되는. 이렇게 고착화되는 면이 있습니다, 계급구조가.
◇ 김현정> 오히려 엘리트 라인이 쭉 형성이 돼서, 그대로 가야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코스다.
◆ 노영희> 그렇죠. 그런데 사법시험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반론하는 분도 계세요. 사법고시 역시 단번에 척 붙는 사람 거의 없고,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학원 다니고 고시원 다니고 돈 많이 들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를 해요.
◆ 노영희> 원칙적으로 사법시험은 사실은 고시학원이라는 개념이 원래 없었죠, 처음에는. 그러다가 나중에 상업적인 이유로 인해서 그리고 또 사법시험의 합격자 숫자가 늘어나면서 고시학원이 갑자기 신림동에 많이 생기게 되었죠. 원칙적으로는 고시학원에 꼭 다녀야만 사법시험에 붙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원래는 그런 거죠.
◆ 노영희>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있는 집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로스쿨은 방법이 없다. 이런 말씀 이신건가요?
◆ 노영희> 그렇죠. 로스쿨을 수료해야만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거기 때문에 여러 가지 빈곤한 가정이라든가 환경이 안 좋은 집에서는 사실은 로스쿨 보내기가 어렵죠.
◇ 김현정> 그런데 로스쿨만을 해야 된다라고 하는 쪽에서는 이런 얘기합니다. 지금 사법시험 존치시키자고 주장하는 건 기득권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 또는 고시신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 예를 들어 법조계가 지금 이미 사시 출신이냐, 로스쿨 출신이냐 이런 것에 따라서 진골, 성골 나눠지는데 이걸 유지해서 기득권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 이 얘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기본적으로 진골, 성골 얘기는 사실은 사법시험만 있는 때에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도 있습니까?
◆ 노영희> 네, 그럼요. 서울대를 나오고 처음에 발령을 어디서 받고, 이런 라인이 다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기득권 지키기는 사실상 로스쿨 제도에서 오히려 해당되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현행 로스쿨 제도는 사실상 각 로스쿨마다 실력이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나는지, 또 그 로스쿨을 나온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파악을 못해요. 그러기 때문에 그 사람을 결국 채용할 수 있는 기준은 서울대학교 로스쿨을 나왔는지, 연세대를 나왔는지 이런 식으로 학교의 레벨, 네임밸류에 따라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요. 그분이 어느 집 자제인지, 그 사람이 어떤 스펙을 갖추고 있는지 이런 것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 로스쿨로만 뽑으면 진골, 성골, 6두품, 5두품, 4두품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예요. 더 세분화.
◆ 노영희>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논의가 이미 한참 진행이 됐거든요. 이제 와서 다시 꺼내는 것 너무 소모적이지 않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그런데 한참 진행된 것은 아니고 로스쿨 수료생이 2회에 걸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 정도는 얘기를 해야... 왜냐하면 그동안에 로스쿨 제도가 문제가 있었다는 걸 로스쿨 수료생이 나오지 않고서는 알 수 없지 않습니까? 그 부분이 나왔기 때문에 이제 진행이 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노영희 대변인, 노영희 변호사 먼저 만났고요. 사법고시 존치 안 된다. 로스쿨 제도로 기존 정해진 대로 가야 된다라는 입장,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창록 교수님을 연결해 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창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처럼 사법고시도 그대로 두고 또 로스쿨도 로스쿨대로 하자라고 하는데 반대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 김창록> 로스쿨 논의가 시작된 게 1995년이거든요. 그리고 합의가 도출된 게 2004년이고요. 10년 걸려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건데요. 그때 사회적 합의의 내용이 사시하고 사법연수는 폐지하고, 로스쿨하고 변호사시험제도를 도입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합의에 따라서 지금 한 10년 정도 단계적으로 여러 가지 조치들이 취해져왔죠. 사시와 사법연수를 폐지하는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와서 사시를 존치시키자 하는 것은 최소한 10년 전, 2004년으로 후퇴하자는 거나 마찬가지죠.
◇ 김현정> 앞에서 변호사협회 측은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실제로 해 보니까 폐해가 나타난다. 그때는 몰랐던 거고, 진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제는 논의를 다시 해야 될 때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요.
◆ 김창록> 그 폐해라는 것이 변호사협회, 변협 측에서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 김현정> 거기서는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 돈 있는 사람만 로스쿨 가게 되는 이런 게 고착화되더라, 이런 얘기하세요.
◆ 김창록> 그 부분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많고요. 그 다음에 원래 변협은 로스쿨에 반대했었거든요. 2004년에 사개위에서 합의 도출할 때 변협에서 추천한 변호사 두 사람만 반대를 했었어요, 나머지는 다 찬성했었고. 도입 과정에서 변협은 계속 반대를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도와준 적이 없죠.
◇ 김현정> 그러면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을 유지시켜야 된다는 이유, 그러니까 서민층, 돈 없는 사람도 말하자면 일종의 신분상승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놔야 된다는 주장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창록> 글쎄요. 그 부분은 변협에 물어보셔야 되겠죠.
◇ 김현정> 변협에서는 전혀 아니라고 하는데요.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하는데요?
◆ 김창록>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변협의 주장이 설득력이 별로 없어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
◆ 김창록> 왜냐하면 이미 개천에서 용 나는 제도가 아니죠, 사법시험이라는게.
◇ 김현정> 사법시험도 개천에서 용 나는 제도는 아니다?
◆ 김창록> 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합격자 평균연령이 30세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평균 5년 이상 수험기간이 필요한 거고요. 그 기간 동안에 경제적인 수입 없이도 학원비, 교재비 이런 수험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시 합격률이 3%, 5% 정도 되니까 5년 공부한다고 해서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어요. 그런 상황에서 사시가 경제적 약자에게 신분상승의 기회를 보장하는 사다리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런데 적어도 고시는 돈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자신이 조절해 가면서 준비할 수 있지만 로스쿨은 정해준 수업료, 연세대 같은 경우는 지금 2,000만원 넘는데, 한 해에. 이거 내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전혀 없는 제도 아닙니까?
◆ 김창록> 그 부분이 로스쿨제도 도입할 때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이고요. 사실 그런 측면이 있거든요. 사회적, 경제적 약자가 법률가가 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그래서 특별전형이라는 것을 뒀고요.
◇ 김현정> 학교별로 사회적 배려전형,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죠?
◆ 김창록> 네, 그렇습니다. 5% 이상 반드시 특별전형으로 뽑아야 되도록 되어 있고. 그 사람들에게는 장학금을 주도록 돼 있고요. 그다음에 재학생의 20% 이상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그렇게 제도 설계를 했습니다.
◇ 김현정> 20%는 전액장학금, 뽑을 때도 5%는 특별전형, 사회적 배려대상.
◆ 김창록> 특별전형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이 예를 들어서 사시 준비를 한다고 했을 때 국가에서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 중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중에는 사시 준비하다가 도저히 부담이 돼서 감당을 할 수 없었는데 로스쿨 제도를 통해서 기회를 얻었다라고 학생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은 저소득층인가요?
◆ 김창록> 학교마다 다양한데요. 신체장애인도 응시하는 경우가 있고요. 북한이탈주민이나 국가유공자 후손, 그리고 경제적 약자 이런 여러 가지 전형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단 장학금 받는 건 입학한 후의 얘기고, 5% 안에 들어야지 입학할 수가 있는 건데. 5%면 너무 적지 않습니까, 배려대상?
◆ 김창록> 5% 안에 들어가게 되면 일단 장학금을 받게 되고 3년간 로스쿨에서 교육을 받으면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75% 정도 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