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김민구가 삼일상고 선배인 모비스 이대성을 제치고 돌파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
KCC는 지난 달 10월15일에 벌어진 1라운드 모비스전을 잊지 못한다. 58-101, 무려 43점차 패배를 당했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래 한 경기 최다 점수차 패배였다.
그러나 한달 전의 KCC와 지금은 전력이 완전히 다르다. 특급 신인 김민구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반면, 모비스는 100% 전력이 아니었다. 간판 스타 양동근이 발목부상으로 결장했다. 하지만 난세에는 영웅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양동근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신인 가드 이대성이 '인생 경기'를 펼치며 KCC에 맞섰다.
이대성과 김민구는 삼일상고 시절 선후배로 지냈다. 이대성이 1년 선배이지만 프로 무대는 같이 밟았다. 이대성은 중앙대를 중퇴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 브리검영 대학 하와이캠퍼스에서 농구를 하느라 프로 입단이 1년 늦어졌다.
프로 무대에서 두 선수가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후배의 자존심 대결은 상상을 초월할만큼 치열했고 또 불꽃이 튀었다.
이대성이 먼저 펀치를 날렸다. 이대성은 3쿼터까지 무려 6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KCC 수비의 혼을 빼놓았다. 이대성이 20점 고지를 밟았을 때 김민구의 득점은 절반인 10점에 그쳤다.
이대성은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았다. 이대성이 3쿼터 2분 여를 남기고 벤치로 물러나자 그때부터 김민구가 힘을 내기 시작했다. 김민구가 날린 카운터 펀치는 더욱 묵직했다.
김민구는 3쿼터 막판 2분동안 5점을 몰아넣었다. KCC는 접전 양상에서 순식간에 66-59로 스코어를 벌린 채 3쿼터를 마쳤다.
김민구의 맹활약은 계속 됐다. KCC의 4쿼터 첫 10점을 자신이 모두 만들어냈다. 3점슛 2개를 포함, 8점을 넣었고 돌파 후 감각적인 패스로 타일러 윌커슨의 덩크를 어시스트했다.
이대성은 김민구에게 가는 공을 두 차례나 가로채며 분전했지만 김민구의 기세를 꺾기는 어려웠다. 김민구는 종료 6분58초 전,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리는 쐐기 3점슛을 림에 꽂았다.
이대성의 활약은 눈부셨지만 김민구는 승부처에서 자신의 힘을 집중시키며 팀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까지 가져갔다. 김민구는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인 23점을 올리며 88-81 승리를 이끌었다. 5연패를 끊었고 지난 1라운드 대패를 만회했기에 더욱 기쁜 승리가 됐다. 모비스는 3연패 늪에 빠졌다.
또한 김민구는 9어시스트, 5리바운드에 스틸 3개를 보탰다. 3쿼터 막판부터 마지막 12분동안 무려 13점을 몰아넣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