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내달 초까지 이란 핵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되 진전이 없으면 새 제재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의 외교 해법이 결실을 볼 수 있게 추가 제재안 통과를 미뤄달라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시간을 준 것이다.
해리 리드(네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21일(현지시간) 이란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려는 협상을 일단 지지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추수감사절 휴회가 끝나고 내달 초 다시 문을 열면 새 제재안을 밀어붙이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RELNEWS:right}
그는 "현행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를 확대하고 특정 경제·금융 부문의 거래를 제한하는 동시에 이란에 우회적으로 상품을 반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 다만 새로운, 그리고 초당적인 제재 법안을 12월 개회 직후 처리하겠다는 점을 옵션(선택사항)으로 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취임하기 나흘 전인 7월 31일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의 석유 수출 등을 추가로 제한하는 내용의 새 이란 제재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상원도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이란 간 협상이 무위로 돌아가자 관련 상임위원회 등을 통해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량을 제한하고 오바마 행정부의 제재 면제(웨이버) 조항 적용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을 본격 심의해왔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등이 상원을 상대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가 핵 협상 타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법안 처리를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P5+1과 이란은 20일 제네바에서 협상을 재개해 22일까지 합의안 도출을 시도하고 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의회가 국제 사회에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더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밥 코커(테네시) 상원의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240일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되 합의안이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이란이 이를 완전히 이행한다는 보장이 있을 때만 제재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은 또 합의안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을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