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더니건의 합류와 함께 삼성의 짠물 수비가 펼쳐지고 있다. (자료사진=KBL)
8연패 수렁에서 탈출하자마자 내리 6연승이다. 정확히 마이클 더니건의 부상 복귀 시점과 맞물린다. 더니건의 시즌 성적은 평균 11점, 8.1리바운드. 기록에서 나타난 것처럼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니건 효과'를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더니건 효과'의 정확한 실체는 무엇일까.
바로 수비다. 더니건의 가세와 함께 삼성의 수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8연패를 당하는 동안 삼성 수비는 그야말로 자동문이었다. 더니건의 부상으로 비시즌 내내 맞춰왔던 수비를 제대로 쓰지 못한 탓이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준비했던 수비 패턴을 소화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덕분에 제스퍼 존슨의 출전 시간만 늘어났다.
무엇보다 삼성은 비시즌 동안 수비의 팀으로 만들어졌다. 제스퍼 존슨을 제외하면 다른 팀에 비해 공격력이 약하다는 김동광 감독의 판단이었다.
김동광 감독도 21일 LG전을 앞두고 "사실 수비 농구는 재미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 팀은 화력이 약하다. 존슨을 제외하면 20점 이상 올려줄 선수가 없다. 결국 우리보다 상대 득점을 줄여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니건의 가세로 수비가 강해졌다. 6연승을 달리는 동안 평균 61.67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6연승 기간 동안은 올 시즌 실점이 가장 적은 모비스(68.5실점)보다 짠물 수비를 펼쳤다. 9일 SK전 45실점, 12일 전자랜드전 58실점을 비롯해 연장전에 들어간 15일 동부전(80실점)을 제외하면 모두 70점 이하로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6연승을 찍은 LG전에서도 수비가 빛났다. LG는 앞선 15경기에서 평균 79.2점을 올리며 모비스와 함께 가장 화끈한 화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삼성은 LG를 63점으로 묶었다. 지난달 20일 88점을 내주며 당한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김동광 감독은 경기 후 "준비는 다 했었지만 결국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면서 "수비가 잘 돌아갔다. LG 화력을 60점대로 묶은 것은 수비가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이다. 연습을 통해 LG 앞선이 빠르니 백코트할 때 우선 체크하라고 지시했다"고 수비를 승인으로 분석했다. 이동준도 "더니건의 합류 이후 수비에서 체력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찌보면 '더니건 효과'로 삼성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더니건의 합류와 함께 비시즌 동안 만들어온 짠물 수비 삼성으로 돌아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