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등에 대한 호주 정보기관의 전화 도청 의혹에 항의하는 과격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22일 전날 오후 자카르타 호주대사관 앞에서 200여 명의 시위대가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호주 국기를 불태우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를 주도한 에코 수틱노는 "정부는 호주가 사과할 때까지 호주와의 외교관계를 일시 중단하는 게 낫다"며 "호주대사는 스파이행위에 대해 솔직하게 해명할 수 없다며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중부 자바주 족자카르타에서도 호주 국기를 불태우는 호주 규탄 시위가 벌어졌으며, 해커단체 '어나니머스 인도네시아'는 호주연방경찰(AFP) 홈페이지 등에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도청의혹 보도 후 인도네시아에서 반호주 감정이 고조함에 따라 호주 정부는 인도네시아 여행주의보를 발령했으며 인도네시아 경찰은 호주대사관 주변에 경찰력 400여 명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이에 앞서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과 측근들에 대한 도청의혹이 보도된 뒤 호주주재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20일에는 호주가 공식으로 해명하고 사과할 때까지 해상 난민 문제 등 호주와의 군사 협력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전날 국회 답변에서 "유도요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도청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받았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이에 신속히, 충분하고 정중하게 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