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화수분' 22일 실시된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각각 LG, NC로 이적하는 두산 출신 외야수 임재철(왼쪽)과 좌완 이혜천.(자료사진=두산)
프로야구 각 구단들의 내년 전력 보강을 위한 2차 드래프트가 실시됐다. 주전에 밀리거나 부상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알짜배기 선수들이 적잖게 팀을 옮겨 새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실시한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결과를 발표했다. 신생팀 KT가 8명을 지명하는 등 총 34명이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된 이번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전체 선수 중 40명 보호선수 외에 나머지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외국인 선수, FA 신청 선수, 군보류 선수는 제외됐다.
▲이혜천 등 두산 주전급 선수들 대거 이동지명도나 그동안 활약을 보면 역시 두산 출신 선수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전성기를 지났지만 몇 시즌은 1군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즉시전력감 선수들이 움직였다. 화수분으로 통할 만큼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NC가 지명한 왼손 투수 이혜천(34)이다. 지난 1998년 두산 전신 OB에서 데뷔한 이혜천은 일본 진출한 2009, 10년을 빼고 한 팀에서만 뛰었다. 통산 652경기 55승 48패, 7세이브 67홀드 평균자책점(ERA) 4.44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그러나 올 시즌 1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점대로 부진을 보이면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예전 두산 사령탑이던 김경문 NC 감독 밑에서 부활을 꿈꾸게 됐다. 두산은 이혜천 외에도 FA 이종욱, 손시헌도 잡은 터라 잘 김감독의 지휘 하에 NC에서 두산 시절 전성기를 재현할 태세다.
잠실 라이벌 LG로 옮겨간 외야수 임재철(37)도 주목할 만하다. 1999년 롯데에서 데뷔한 임재철은 한화를 거쳐 2004년부터 두산에서 줄곧 뛰었다. 2009년 121경기 타율 2할8푼1리 6홈런 50타점 등을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정수빈, 민병헌 등 젊은 선수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강견을 바탕으로 한 수비는 일품으로 꼽힌다. 올해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9회말 정확한 송구로 이대형(KIA)을 잡아내는 명품 수비를 선보인 바 있다.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갈 수 있는 김상현(33)은 KIA로 이동했다. 올해 4승4패 3홀드 등 통산 24승26패 1세이브 11홀드 ERA 4.13을 기록했다. 이외 2005년 계약금 5억 원에 입단한 우완 서동환도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SK-넥센도 1군 즉시전력 방출
선수층이 두터운 SK도 이름을 알 만한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언더핸드 투수 이영욱이 삼성으로, 우완 허준혁이 두산으로, 내야수 최윤석이 한화로 옮겨갔다.
넥센은 LG 출신 우완 심수창(롯데)과 음주 물의를 빚은 내야수 김민우(KIA), 신현철(SK) 등이 옮겨가면서 눈길을 끌었다. 한화와 NC 내야수 이여상과 차화준도 각각 롯데와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생팀 KT는 1순위로 SK 우완 김주원을 지명하는 등 8명을 보강했다. 내년 퓨처스리그를 거쳐 내후년 1군에 진입하는 만큼 지명도보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지난 2011년 첫 2차 드래프트 때는 올해 신인왕 NC 이재학, 롯데 마무리 김성배 등이 흙 속의 진주로 떠올랐다. (사실 이들 역시 두산 출신이었다.) 때문에 각 구단들도 즉시 전력감 외에 유망주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에 신경을 집중시켰다.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선수의 전 구단에 3억 원, 2라운드 2억 원, 3라운드 1억 원을 보상한다. 구단은 특별 사유가 없다면 지명 선수와 반드시 다음 시즌 계약을 맺어야 한다. 1년 동안 타 구단에 보낼 수 없으며, FA 보상 선수에서도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