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사제단이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연 시국미사에서 신부들이 입장하고 있다. (임상훈 기자/자료사진)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이 불법·부정선거 규탄과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열었다.
22일 오후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신부와 신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진행됐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대표 송년홍 신부)을 중심으로 문규현 신부, 박창신 원로신부를 비롯해 영남과 호남, 수도권 등의 다른 교구 소속 신부, 그리고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 나승구 신부 등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사제들은 "18대 대선이 부정.불법으로 드러났으니 회피하지 말고 책임을 지라는 게 우리의 요구다"며 "잘한 게 있다면 떳떳이 말하고 잘못한 게 있으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 대통령 사퇴요구 왜?시국미사에서 송년홍 신부는 "사퇴 또는 하야, 퇴진이라는 말이 그동안 간간히 나왔지만 대통령의 회개와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면서 마음속에만 외치는 말이었다"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수뇌부가 방해하는 상황을 보면서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진실은 알려져야 하고 거짓은 밝혀져야 한다"고 시국미사를 연 배경을 설명했다.
송 신부는 "국민의 저항과 비판을 탓하기에 앞서 자신의 지도역량과 국민의 뜻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응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퇴 촉구 시국미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이 '종교 본연의 자세'를 언급한 것을 의식한 듯한 말도 나왔다.
송 신부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구실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가려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의 꽃인 공정한 선거를 포기한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모순, 자기배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 시국미사 전국으로 번지나?송 신부는 "우리와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땅 속에 있는 화산이 점점 더 커져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의 한 관계자는 "전북에서 시작한 시국미사가 도화선이 돼 전국으로 번져나갈 것이다"며 "이번 시국미사의 취지에 동감하는 사제단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