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45) 씨가 25일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에 이른바 '게임중독법'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한국사회가 '중독'에 관해 복잡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칼럼에서 직접적인 게임중독법 비판 대신 게임에 빠졌다가 나온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법을 통한 치료보다는 가족의 관심과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가 허리케인 샌디 때문에 집에만 머물게 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용 일인칭 전투 게임 '킬존'을 시작해 몇주간 거기에 빠져 살았다고 밝혔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게임을 하느라 살이 빠졌고 두 눈은 푹 꺼져버렸다.
김씨는 그랬던 자신이 게임을 중단하게 된 것은 법 때문이 아니었다고 했다.
"어느날 총을 쏘느라 기진맥진해 있던 내게 아내가 다가와 '여전히 재미있냐'고 물었다.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아내는 그럼 밖으로 나가보자고 했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센트럴 파크의 가을 하늘은 깨끗했다. 그때 갑자기 그 게임(킬존)을 하면서 내가 우울했음을, 한순간도 즐기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김씨는 만약 아내가 자신을 치료센터로 보냈다면 게임을 끊을 수는 있었겠지만 스스로 중독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잃었을 것이라면서 "인터넷 게임 중독에 관한 법이 실제로 게임 중독자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씨는 그러면서 음주와 흡연 등 다른 종류의 '중독'에 관한 한국사회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한국은 '마약'에 관해서는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를 하면서 술이나 담배에 대해서는 관대하다는 것이다.
그는 알코올성 장애 비율이 미국의 두 배가 넘지만 술은 24시간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고, 성인남성 절반 가까이 매일 담배를 피우지만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예를 들면서 '중독'에 대한 접근방식에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