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황우여 대표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최고·중진의원들도 특검 꼬리표가 붙은 민주당의 '4인 협의체'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은 27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제안한 특검 도입을 논의할 여야 4인협의체안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중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중진들 대부분이 4인 협의체 자체에 특검이 포함된다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다른 것은 얼마든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데 특검이 포함되니 그 어떤 형식의 것도 안된다는 것이 지도부의 주된 의견이었고 그에 대해 힘 실어주자는 중진들의 의견이 보태졌다"고 설명했다.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특검은 절대 안된다"라면서 "지금 엄중하고 어려운 시기로 당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서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대선 불복을 이렇게 지금까지 질질 끌고 온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야당에 대해 '지금까지 대선을 가지고 야단을 떠는게 불복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말했다.
회의 직후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서 의원은 "대표까지 다 해서 길이 확 열렸을 때 (4인협의체를) 하는 것은 좋은 데 아무것도 협의된 것 없이 (4인협의체가) 이뤄지면 누가 물꼬를 트고 하느냐"면서 "당분간은 당장 협의체 구성은 퇴로가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 생각으론 김한길 대표가 원하는 것을 더 해줄 수 있지만 아직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밑에서 정치 작업도 안하고 올려서 꽉 막히면 어떡할거냐. 그런 차원에서 (4인협의체는) 최후의 카드다. 좀 더 지켜보자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우여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4인협의체 수용 여부 발표에 대해 "3~4일이라고 말했으니까 주말이 중요하다"라면서 "정치라는 것은 무르익을 때 적절하게 만나야 한다. 결산이 풀리는 등 이런 것들을 긍정적 사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4인협의체를 수용하자는 의견도 있고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에 대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고 밝혔다.
이 참석자는 이어 "야당이 여러가지 고뇌를 하고 있는데 우리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다면 야당의 스탠스(입장)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한다는 내용도 나왔다"고 전했다.
황우여 대표가 일단 교착정국 타개를 위해 김한길 대표의 절충안을 당내 의견 수렴을 전제로 받아왔지만, 박 대통령이 거부하는 특검을 수용할 수 없는 난감한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야당 제안을 여당이 거부했을 때 정치적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핵심관계자는 "현재 당 대표 측이나 중진들이 비공식적으로도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면서 "특검에 대해 반대 기류가 강한 상황이지만 아직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검 반대라고 결론 지을 순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당 지도부는 다음날 열리는 의총에서도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 늦으면 주말쯤 4인 협의체 수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