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예쁜남자'(극본 유영아, 연출 이재상 정정화)가 연일 자체 최저 시청률을 갈아치우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7일 방송된 '예쁜남자' 3회는 5.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분 6.1%보다 0.7%포인트 하락한 성적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상속자들' 19.8%는 물론 MBC '메디컬탑팀'은 5.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결국 '예쁜 남자'가 동시간대 꼴찌인 셈이다.
'예쁜 남자'의 시청률 추락원인과 관련,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불친절한 전개'를 꼽았다.
'예쁜남자'는 천계영 작가의 동명 원작에 충실했다. 주인공들의 헤어스타일, 말투, 심지어 대사까지 원작을 그대로 따왔다. 여주인공 김보통을 연기하는 아이유는 제작발표회에서 "PD님이 연출을 하실 때에도 '최대한 원작과 똑같이 가자'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원작 요약에 집중하다보니 캐릭터 설명이나 내용 전개에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원작을 본 시청자들은 캐릭터의 언행이 이해되지만 드라마로 '예쁜남자'를 처음 접한 시청자들은 내용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3회 방송만 보더라도 이런 문제점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3회의 중심내용은 잭희(소유진) 청혼과 파혼이었다.
극중 잭희는 독고마테(장근석)에게 빠진 돈이 많은 성공녀로 등장한다. 평생을 믿고 의지했던 일렉선녀(김예원)가 "지금 결혼하면 돈을 잃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음에도 불구, 독고마테와 결혼을 결심할 정도다.
하지만 청혼 직후 100억 원 세금 폭탄을 맞게 되면서 잭희는 흔들린다. 이 과정에서 독고마테와 함께 일렉선녀를 다시 찾아 가는가 하면, 결혼 생활을 위해 1000만원이나 지불하고 우스꽝스러운 선인장 부적을 받아온다. 이때까지 잭희는 독고마테와 결혼에 더 마음이 기운 모습이었지만, 갑작스런 교통사고 직후 "너를 사랑하지만, 돈이 더 좋다"는 이유로 바로 결별을 선언한다.
결별 과정에서 잭희가 독고마테에 대한 감정이 왜 바뀌는지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여기에 결혼까지 결심했던 여자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바로 홍유라(한채영)에게 전화해 "한 여자를 정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하는 독고마테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만화와 드라마는 이야기를 장면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영상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는 만화와 화법을 달리해야 한다. 만화는 각 장면의 공백을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지만, 장면이 연결된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시청 즉시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으로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