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송일수 신임 감독. (자료사진=두산 베어스)
"1군인만큼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하겠습니다.
두산의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송일수(63) 감독의 출사표다. 전임 김진욱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과 함께 지휘봉을 잡아 부담도 있지만 스프링캠프 동안 약점을 잘 보완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송일수 감독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단 힘든 결정을 내렸다"면서 "감독이 바뀌면서 다들 놀랐을 텐데 나도 놀랐다. 전임 김진욱 감독님께서 고생도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본 교토 출신인 송일수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긴데쓰 버펄로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 삼성에 입단해 3년간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했다. 이후 긴데쓰 배터리코치와 라쿠텐 스카우트로 활동했고, 올해 두산 2군 감독을 맡았다. 1군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한국말도 서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큰 이유다.
하지만 송일수 감독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목표다. 2군에서 성적(40승2무50패)이 안 좋았던 이유는 육성에 기본을 뒀기 때문이다. 1군인만큼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지금까지와 180도 다른 야구를 보여줄 것"이라면서 "부모님이 한국인이라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 문화 차이는 큰 걱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두산은 이종욱과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이 FA로 떠났고, 임재철, 김상현 등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겼다. 김선우도 방출됐다. 팀을 이끌어나갈 베테랑이 부족한 상황이다.
송일수 감독은 "베테랑들은 언젠가 팀을 떠나기 마련이다. 1,000타석 정도 비게 되는데 서로 경쟁을 하면서 채우면 된다. 앞으로 기대가 더 크다"면서 "선수단 분위기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스프링캠프를 하고, 시즌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일수 두산 신임 감독과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일단 힘든 결정을 내렸다. 감독이 바뀌면서 다들 놀랐을 텐데 나도 놀랐다. 전임 김진욱 감독님께서 고생도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1군 감독은 처음인데 각오는
=각오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한국시리즈 진출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다.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팀을 이끌어가겠다.
▲두산의 약점은 무엇인가
=약점은 적은 편이다. 주루 플레이, 수비도 좋다. 단 홈런 타자가 없고, 마무리 투수 부재가 약점인 것 같다.
▲약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개인적으로 이용찬을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에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할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
=첫 번째는 두산 팬들이 좋아할 만한 허슬플레이다. 방심하고, 느슨한 플레이를 안 하도록 선수들에게 강조할 생각이다.
▲야구관은 어떤지
=내가 생각하는 야구는 투수를 포함해 수비를 강조하는 야구다. 또한 실점을 줄이는 야구를 하겠다. 타격은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으니까 최대한 수비를 강화해서 실점을 많이 줄일 생각이다.
▲2군에서는 어떤 점을 중요하게 여겼나
=2군에서 하면서 성적이 안 좋았던 이유는 이기는 야구가 아닌, 선수 육성에 기본을 뒀기 때문이다. 실점해도, 실수해도 괜찮았다. 선수를 육성하면서 경험을 쌓아주려 했기에 성적이 안 좋았다. 1군인만큼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 지금까지와 180도 다른 야구를 보여주겠다.
▲2군 감독이었는데, 2군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는
=2군에서 주력으로 뛴 선수들이 군대를 갔다. 안타깝다. 2군에서 열심히 했던 박건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 외에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 바로 1군으로 올려서 기회를 주겠다.
▲감독 교체 이유가 승부처에 약하다는 점인데
=우연한 승리는 있어도, 우연한 패배는 없다. 우연한 승리는 상대 실책, 타격 부진 등에서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준비하겠다.
▲두산 야구가 투수는 약하고, 타자가 강했는데
=주위에서 말하기를 두산은 투수가 약하다고 한다. 투수들이 약한 투수가 아니고, 올해 경험도 쌓았다. 내년에 좋아질 것이다. 한미일 야구가 똑같다. 투수가 좋아지면 타격이 약해지고, 타격이 좋아지면 투수가 약해진다. 올해 타격이 강해 투수가 약하게 보였다. 투수가 약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마무리에 대한 대책은
=이용찬은 아직 해보지 않았기에 실패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 찾고, 장점 알아보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하는 것이다. 캠프를 하면서 보완해나가겠다.
▲번트와 도루의 가치는
=번트와 도루는 우리가 하면 상대에게 압박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에게 허용해 진루시키면 압박을 당한다. 중요한 작전이기에 앞으로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
▲1회부터 적극적인 번트를 대겠다는 의미인지
=어려운 부분이다. 야구는 흐름이 있기에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어도 번트 할 수도 있고, 1점차로 이기고 있어도 강공으로 갈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
▲베테랑 떠난 것이 선수단에 영향을 미칠 텐데
=베테랑들은 언젠가 팀을 떠나기 마련이다. 1,000타석 정도 비게 되는데 서로 경쟁을 하면서 채우면 된다. 앞으로 더 기대가 크다.
▲라쿠텐 스카우트를 오래 했는데 1군에서 중요한 것은
=흔히 야구는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세 가지 중 두 가지만 충족이 되면 1군에서 뛸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
▲문화, 정서 차이의 극복 문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부모님 다 한국인이라 한국 정서를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을 왔다갔다 했다. 문화 차이는 큰 걱정은 없다.
▲감독으로서의 롤모델은
=한국에서는 김성근 감독을 존경한다. 추구하는 야구가 비슷하다. 스스로 움직이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야구를 한다. 니시모토 유키오 감독도 마찬가지다.
▲코치 인선 및 트레이드 요청은 어떻게 할 것인가
=코칭스태프는 전원 잔류한다. 보직 변경은 있을 수도 있다. 트레이드는 구단에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구단에서 판단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트레이드 요청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베테랑 떠나면서 팀 분위기 이끌 선수의 공백이 있는데
=선수단 분위기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분위기 잡을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시즌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걱정하지 않는다. 1군 감독 경험은 처음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시작한다. 특별한 부담은 없다.
▲포수 출신인데 두산 포수진은 어떤지
=솔직히 말하면 포수 불안 요소가 사실이다. 백업으로 잘 해준 최재훈이 수술을 하면서 복귀까지 시간이 걸린다. 양의지도 허리가 안 좋아서 경기 많이 못 나왔다. 양의지가 오프시즌에 몸을 잘 만들어 내년 100경기 이상 나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