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 좀 잘 하지!' 현대캐피탈은 김호철 감독(오른쪽)의 따끔한 일침 속에 1일 삼성화재와 라이벌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일주일 전 완패를 설욕했다. 오른쪽 사진은 임동규와 여오현이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는 모습.(천안=현대캐피탈)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라이벌 삼성화재에 첫 대결 완패를 설욕했다. 김호철 감독의 호통 한 마디에 일주일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3-1(25-23 25-21 24-26 28-26) 승리를 거뒀다.
5626명 올 시즌 최다를 기록한 홈 관중 앞에서 꼭 일주일 전인 지난달 24일 원정 0-3 패배를 되갚았다. 연패에서 탈출한 현대캐피탈은 승점 15(5승3패)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가메즈가 양 팀 최다 42점을 퍼부었고, 송준호가 14점으로 거들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5연승의 상승세가 꺾였다. 승점 17(6승2패)로 여전히 1위는 유지했다. 레오가 34점을 올렸지만 범실 13개를 기록했다.
김호철 감독의 일침이 선수들을 각성시켰다. 경기 전 김감독은 지난달 28일 우리카드전 0-3 완패 뒤 선수단에 쓴소리를 던졌다. 우승후보라는 말에 취한 정신 상태라는 것이었다.
김감독은 "주위에서 1강이라고 하니 정말 그런 줄 알더라"면서 "라이트(아가메즈)와 리베로(여오현)를 빼면 다른 팀에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감독은 "레프트 임동규, 송준호에게게는 '우리 팀이니까 주전'이라고 하니 '맞다'고 수긍하더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레프트 주포 문성민이 3라운드에야 부상 복귀할 예정이다.
"부족하니까 더 절실하게 이겨야 한다"는 김감독의 질타가 통한 것일까. 현대캐피탈은 초반부터 강한 승부 근성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내리 세 세트를 허무하게 내줬던 일주일 전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블로킹과 디그 등 끈질긴 수비로 상대 주포 레오를 묶었다. 특히 10-10 동점에서 윤봉우(6점)와 아가메즈가 잇따라 레오의 오픈을 가로막으며 기세를 살렸다. 레오는 이후 잇따라 공격이 빗나가며 흔들린 모습을 보였고, 아가메즈는 무려 15점을 쏟아부으며 에이스 대결에서 앞서나갔다.
2세트에도 현대캐피탈은 15-14에서 레오의 공격 범실에 이어 최민(8점)호가 박철우(14점)-레오의 강타를 연속 블로킹하며 승기를 잡았다. 3세트 삼성화재에 내주기는 했지만 여오현, 권영민 등 선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고, 20-23으로 뒤진 상황을 듀스로 몰고 가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어진 4세트는 대접전이었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상대 연속 실책과 임동규(8점)가 상대 진영까지 가서 공을 넘기는 수비 등으로 7-1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레오의 강타와 고희진(9점)의 블로킹 등으로 15-14 역전까지 만드는 저력을 보였다. 결국 아가메즈의 강타와 레오의 공격 실패로 현대캐피탈이 28-26, 승부를 마감했다.
신생팀 러시앤캐시는 안산 홈에서 우리카드에 2-3(25-18 26-24 22-25 19-25 13-15) 대역전패로 다 잡은 첫 승을 놓쳐 8연패했다.
여자부 1위 IBK기업은행은 화성 홈에서 2위 KGC인삼공사에 3-0(25-18 25-15 25-19) 완승을 거두고 1라운드 패배를 설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