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야 4자회담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각각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얼어붙은 정국을 풀기 위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간 4자회담이 2일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지난달 25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제안에 이날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조건없이 만나자고 화답하면서 4자회담은 성사됐다.
여당은 급박한 예산안 처리, 야당은 특검 실시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이날 오후 열린 4자회담에서 여야는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간에 고성이 오가더니 급기야는 김한길 대표가 협상테이블까지 내려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다.
결국 여야는 3일 오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아무런 결실없이 ‘빈손’으로 회담장을 빠져 나왔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흥분한 야당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감사원장·보건복지부 장관·검찰총장 임명 강행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는 4자회담이 한창 진행중이던 오후 3시30분쯤 임명 계획을 발표했다. 부글부글하는 야당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를 무시한 처사에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 이러고도 박근혜 대통령이 의회주의자 출신이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새누리당의 대화 제스처가 청와대와 사전 조율한 ‘임명쇼’”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 방침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지도부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 대표는 4자회담 역제안을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 참석차 방일하기 전에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날 회담에 대해 “충분히 솔직하게 다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익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고 김한길 대표도 "갈 길이 멀지만 다시 얘기해보겠다"며 협상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에 뒤통수를 맞은 야당이 잔뜩 격앙된 상태여서 4자회담이 ‘빛좋은 개살구’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