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야 4자회담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여야 4자회담 중 청와대가 감사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을 임명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이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는 2일 오후 2시 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4자회담을 열었다.
그런데 4자회담이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 청와대는 감사원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이 소식을 회담장에 있는 김한길 대표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급히 알렸고, 김 대표는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을 문제 삼으며 퇴진을 요구했다.
결국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대표는 정부여당이 문 장관 등의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정국을 정상화하자는 4자회담에 응했다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됐다.
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야 4자회담이 성과없이 종료됐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4자회담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회담을 마친 뒤 전병헌 원내대표는 다른 질문에는 말을 아끼다가도 감사원장 등 임명에 대해 “예의와 금도를 벗어난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4자회담과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열리면 청와대가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명백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