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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달 하순 공개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리룡하 당중앙위원회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의 죄명은 ‘월권’과 ‘분파행위’,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거부’ 등이라고 북한 전문가가 밝혔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5일 장성택 국방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의 최측근인 당 행정부 리룡하 제1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은 “장성택 등의 뒤에 숨어서 당 위의 당으로, 내각 위의 내각으로 군림하려 했다”고 비판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리룡하와 장수길 모두 당중앙위원회의 간부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반당 혐의’에 대한 조사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의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최룡해가 관장하는 군 총정치국은 당중앙위원회 행정부에 대해 조사할 권한이 없는 점으로 미뤄 최룡해나 군부가 장성택 측근의 숙청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이 "장성택 부위원장이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군부세력과의 파워게임에 밀려 실각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정 박사는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활동 수행인물을 분석하면 장성택 부위원장 측근에 대한 공개처형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달 하순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활동은 20일 개최된 보위일꾼대회의 주석단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조경철 보위총국장(보위사령관)이 자리했다.
또 김 제1비서가 보위일군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관람할 때는 최룡해, 김원홍, 김수길, 렴철성, 조경철 외에도 황병서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동석했다.
김정은 제1비서가 백두산지구체육촌을 방문한 모습(사진=노동신문)
특히 '백두산대책회의'로 알려진 지난 달 29일 김정은 제1비서의 삼지연 백두산지구 체육촌 등 방문에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 한광상(당중앙위원회 재정경리부장), 박태성(당중앙위원회 부부장), 황병서, 김병호(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홍영칠(당중앙위원회 기계공업부 부부장), 마원춘(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동행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이름이 제일 먼저 호명되고, 동행 인물 중에는 황병서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포함돼 이를 둿받침하고 있다.
정 박사는 "백두산대책회의에서 김제1비서가 리룡해와 장수길의 공개처형 후 핵심 측근들과 함께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장성택이 담당하는 외자유치, 체육지도 등의 권한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결국 "장성택 측근의 공개처형과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의 엘리트들에게 불안감을 주어 김 제1비서에 대한 충성경쟁을 유발하고 그로 인해 김 제1비서의 권력이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