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통학 승합차를 타고 하교하던 14세 여학생이 동승한 다른 학생 10명을 구하기 위해 승합차 납치범에게 자신을 납치하라고 스스로 요청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선행의 주인공은 인도 동북부 아삼주(州) 시바사가르 지역에 사는 군잔 사르마 양.
사르마는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수업을 마치고 다른 학생 10명과 함께 학교 통학 승합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승합차가 괴한 한명에게 납치되는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됐다.
괴한이 운전사에게 총을 들이대고서 승차한 것이다.
도심에서 차를 납치당한 운전사는 납치범 지시대로 시골 쪽으로 운전을 계속하다가 차(茶) 밭 부근에 이르러 '기지'를 발휘한다.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자동차 바퀴를 차밭 배수로에 빠지게 한 것이다.
결국 승합차는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공포에 떨던 학생들 가운데 어린 여학생이 계속 울어댔다.
납치범은 이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을러댔다.
참다못한 사르마가 나서서 납치범에게 자신을 납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납치범은 사르마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려 산을 향해 내달렸다.
수시간동안 달려 칠흑같은 밤이 돼서야 걸음을 멈췄다.
사르마는 산속에서 먹지도 못하고 밤을 새워야 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납치범이 보이지 않는 틈을 타 하산헤, 한 민가에 도착함으로써 14시간에 걸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민가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사르마로부터 '살신성인'의 사연을 전해 들었다고 인도 일간지 타임스오브인디아가 6일 전했다.
사르마의 선행을 알게 된 타룬 고고이 아삼 주총리는 20만 루피(34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또 주 교육부는 사르마를 용감한 일을 한 이들에게 주는 중앙정부의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키로 했다.
아울러 사르마와 운전사에게 별도의 상금을 주기로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침에 사르마에게 말을 건네자 그녀는 매우 침착했다"면서 "사르마는 납치범을 삼촌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르마가 고분고분하게 대해 괴한에게 해코지를 당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아삼주 출신인 괴한이 힌디어를 구사한다는 사르마의 말에 따라 납치범 추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