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모로코 국왕 하산 2세의 타계 직후 현지에서 열린 장례식은 미국 대통령의 경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S)에 아직도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다.
모로코 수도 라바트의 거리는 인파로 넘쳐났고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수많은 정상급 인사들도 참석한 상황이어서 빌 클린턴 대통령 경호팀이 현장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국장 행사 참석하기로 하면서 비밀경호국은 당시의 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통상 대통령의 외국 방문은 수개월 전부터 준비가 시작되지만 이번 일정은 준비기간이 고작 며칠에 불과하다.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타계 발표 직후 비밀경호국과 미군 관계자들은 곧바로 남아공으로 향했고, 이탈리아 로마와 프리토리아에 있는 비밀경호국 현지 사무소 직원들이 이들과 합류했지만 완벽한 준비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통령의 현지 동선과 이동수단, 사전 답사팀과 수행원, 경호원 등이 투숙할 호텔 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국장 행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런 절차가 상당 부분 남아공 정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도 장애물이다.
특히 공식 추도식이 정원 9만4천명에 달하는 요하네스버그 FNB(또는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리지만 금속탐지기, 검색대 등을 갖추기도 어려워 급한 대로 방탄 유리막 등으로 오바마 대통령을 보호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