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열린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혼인신고 수리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김조광수 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영화감독 김조광수(48)가 자신의 배우자인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29)과 함께 동성부부 혼인신고 허용을 촉구하면서 다시 동성결혼 합법화 논쟁에 불이 붙고 있다.
김조광수 커플은 10일,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와 함께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 및 김조광수 씨와 김승환 씨의 혼인신고 수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 9월 김조광수 커플은 서울 종로구 청계천 앞에서 공개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참석한 2000여 명의 시민 중에서는 최초의 동성커플 공개 결혼식을 응원하고 축복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의 반발도 거셌다. 한 시민이 오물을 투척해 잠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 커플이 이번에는 '동성부부를 법적인 부부로 허용해 달라'고 나서자 네티즌들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헌법이 지켜줘야 할 것은 '결혼'이지 '동성애'가 아니다"라며 "헌법이 규정하는 것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행복할 권리이지, 사랑하는 두 사람이 불행할 의무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혀 김조광수 커플을 지지했다.
진 교수처럼 이들의 혼인신고를 지지하는 네티즌은 "성별만 다를 뿐 이들도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 이들을 죄인 취급하며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불법 아닌가?", "사람 간의 사랑을 합법과 불법으로 따질 수 있나? 사랑해서 결혼하고 부부로 인정받는 건데 이런 기본적인 것도 누릴 수 없다는 게 슬프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김조광수 커플을 옹호하는 의견 못지 않게 반대도 거셌다.
이들은 "솔직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겐 절대로 좋아보이는 커플은 아니다. 그런데 법적 부부로 인정해 달라는 건 과욕인 거 같다", "한국 사회 정서상 동성커플이 공개 결혼식을 한 것도 충분히 파격적이니 이제 그만 했으면", "자기들끼리 좋아서 사랑하는 건 말리지 않겠다. 하지만 저런 것까지 요구할 필요가 있나 싶다" 등의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했다.
이밖에 '동성애'와 '동성부부'의 차이를 지적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이들 네티즌은 "사랑하는 건 괜찮지만 부부의 권리는 좀 어려운 게 입양문제가 있기 때문", "분명히 아이를 입양하려고 할텐데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야 하는 아이의 인권은요?", "커플과 부부는 명백히 다르다. 사랑은 자기들 선에서 끝나지만 가족이 되면 이건 사회에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는 건데 현실적으로 힘들다" 등의 글을 남겼다.